동물자유연대 : [유기동물] 고통사 방지 활동 ① - 유기동물 보호소는 왜 동물들의 '무덤'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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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고통사 방지 활동 ① - 유기동물 보호소는 왜 동물들의 '무덤'이 되었나?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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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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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반려인구 천 만 시대’라는 말.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을 만큼 반려인구는 급증하고 있지만, 마치 어두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유기동물 문제’ 또한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며 우리에게 많은 충격과 상처를 안겨주고는 합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전국 유기동물은 2008년 77,877마리, 2018년 121,077마리로 최근 10년 사이 무려 4만 마리가 넘는 유기동물이 증가했습니다. 매년 무섭게 늘어나고 있는 유기동물은 포획 · 구조 과정을 거쳐 전국 지자체가 직접 또는 위탁 운영하고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게 되지만,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는 예산과 인력 부족의 이유로 보호 동물의 관리와 치료 부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문제가 되어왔습니다. 특히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않아 보호 동물이 고통 속에 방치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요. 동물자유연대는 수용소와 다름 없는 유기동물 보호소의 현주소를 보다 면밀히 살펴보는 동시에 유기동물의 고통을 경감하고 최소한의 존엄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시작하려 합니다.


19일에서 34일로 - 보호소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동물들


[그래프1] 유기동물 처리 현황 - 자연사, 안락사 중심으로


[그래프2] 유기동물 보호소의 평균 보호기간

지난 10년 간 유기동물 발생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유기동물의 처리 방향도 점차 변화해왔습니다. 2008년 발생한 유기동물은 자연사율 15.9%, 안락사율 30.9%로 보호소의 수많은 동물들이 공고 기간 만료 및 수용 두수 초과 등의 이유로 안락사 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보호소 내 안락사 비율은 2005년 이후부터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2018년에는 자연사율 23.9%, 안락사율 20.2%로 안락사에 비해 오히려 자연사하는 경우가 더욱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기동물이 과거에 비해 안락사가 아닌 자연사로 죽음을 맞이하는 비율이 더 늘어난 것은 보호소의 평균보호기간 연장과 관련이 있는데, 2008년 평균 19일 정도를 보호하던 과거와 달리 2018년에는 보호기간이 34일로 늘어나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에 입소한 동물은 평균적으로 한 달이 넘는 시간을 그곳에서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안락사율이 낮아지는 반면 자연스럽게 보호기간은 연장되는 것입니다. 유기동물 보호소의 평균 보호기간이 길어지면 보호소에서 머무는 동물들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보다, 좋은 가족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보다 더 많이 주어진다는 긍정적 효과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보호소의 동물들에게 실제로 그런 기회가 주어지고 있을까요?

유기동물의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발생되며 전국 지자체에서도 앞다투어 유기동물 안락사 감소를 위한 대책을 내세우고 추진해왔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초부터 <유기동물 안락사 제로화> 사업을 시행하며 유기동물 안락사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운영하는 지자체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내 유기동물 처리현황과 지자체 유기동물 관련 대책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전국 유기동물 보호소의 평균 보호기간과 보호 중인 개체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습니다. 보호 중인 동물의 수가 더 많아지고 보호소에서 머무는 시간이 보다 길어진 만큼 유기동물 보호소의 환경과 보호의 질적 수준도 높아져야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유기동물 보호소, 안전한 보호의 공간인가 동물들의 '무덤'인가

작년 10월, 동물자유연대 앞으로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한 지자체와 유기동물 보호소의 전염병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해당 지자체를 통해 입소한 유기동물 중 최소 16마리 이상이 파보 장염으로 목숨을 잃었고, 보호소 내 치사율 높은 전염성 질병 바이러스가 득실거리고 있음에도 '마땅한 보호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보호소 내 소리 없는 죽음의 악순환은 현재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래프3] 유기동물 처리현황 중 자연사 개체 수

이처럼 유기동물 보호소의 열악한 보호 환경, 예산과 인력 부족에서 야기되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보호소에서 자연사하는 동물들의 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줍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0여 년간 우리 사회 유기동물의 지속적인 증가와 더불어 차디 찬 보호소에서 고통 속에 방치된 채 죽음에 이르는 동물들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한 해 10만 마리가 넘는 유기동물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공간,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에서는 과연 동물의 보호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지, 질병이나 상해로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에 놓인 동물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확인해보고, 새 가족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가 그들의 고통을 경감하기는커녕 최소한의 존엄마저 지켜주지 못한 채 외로이 고통사하는 상황이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보호소 입소동물의 치료 의무화를 위한 정책 제안과 더불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3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유기동물 보호소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자연사 개체 수와 원인, 입소 시 기본 검사 및 보호 중 치료·건강관리 여부와 그 수준, 보호소 운영 예산 등과 관련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습니다. 총 222개 지자체의 청구 결과를 취합하여 자료를 정리, 분석했고 개선이 필요한 주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게시물에서는 전국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 정보공개청구 결과를 공개할 계획입니다. 보호소에 머무는 동물들이 고통의 악순환과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나 소중한 생명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시민 여러분이 적극적인 공감과 지지로 함께해주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