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입법
동물의 삶에 공감하는 연구,
동물의 삶을 바꾸는 정책
- 2025.11.21

최근 방송인 이경실 씨가 난각번호 4번 달걀을 프리미엄 가격으로 판매해 논란이 발생했다. 이후 이경실 씨가 발표한 “달걀의 품질과 산란계 사육환경은 별개”라는 입장문은 논란을 더욱 확산시켰다. 해당 달걀은 배터리 케이지에서 생산된 달걀임에도 불구하고 고급 포장과 ‘좋은 사료’ 제공 등을 강조하며 시중 동물복지 달걀(난각번호 1·2번)에 준하는 높은 가격으로 판매돼 왔다.
이번 사건은 난각번호 제도의 의미를 알고 있는 소비자조차 구매 과정에서 생산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현재 포장재에는 ‘1등급’, ‘무항생제’ 등 품질 중심의 문구만 강조되어 있어, 일반 케이지 달걀을 동물복지 달걀로 오인하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사육환경 정보를 달걀 껍데기에서 확인해야 하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이번 논란은 소비자들이 달걀을 선택할 때 윤리적인 생산 환경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사육환경이 포장재에 표시되지 않는 현 제도에서는 이러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기 어려우며, 윤리적 소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사육환경 정보를 명확히 공개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에 우리는 정확한 정보 제공과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첫째, 산란계 사육환경을 포장재 전면에 명확히 표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현재 포장재에는 달걀 품질등급(1+, 1등급), 무항생제 여부, 세척 여부 등 여러 정보가 기재되어 있으나, 정작 핵심적인 ‘사육환경’ 정보는 달걀 껍데기인 난각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이는 소비자에게 일반 달걀을 동물복지 달걀로 오인하게 하는 등 불필요한 혼란을 낳고 있다. 따라서 산란계의 사육환경을 포장재 전면에 표시하도록 의무화가 시행되어야 한다. 이는 소비자 알권리를 보장할 뿐 아니라 생산 과정의 윤리적 기준을 시장에 반영하게 만드는 필수적 조치이다.
둘째, 산란계 암탉의 사육환경은 달걀의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경실씨는 사육환경과 달걀의 품질은 별개라고 주장할 뿐 이를 뒷받침할 어떠한 실증적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반면 동물자유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배터리 케이지(난각번호 4번)에서 사육된 닭이 낳은 달걀의 노른자에서, 확장 케이지(난각번호 2번) 사육 닭의 달걀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두 배 이상 높게 검출된 결과가 밝혀진 바 있다. 이는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암탉이 받은 높은 스트레스가 달걀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자란 암탉이 더 건강한 달걀을 생산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결론으로서, 사육환경의 개선이 축산물의 질적 향상과도 긴밀히 연결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동물자유연대 국회토론회, “산란계 동물복지 현황과 과제” 자료 참조 https://www.animals.or.kr/report/print/61478 )
여전히 전체 산란계의 90% 이상이 케이지에 갇힌 채 평생 날갯짓 한 번 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건강한 달걀은 좁은 공간에서 서로를 짓밟으며 살아가는 닭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본래 가진 행동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닭에게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동물을 필요로 하고, 그 생명력을 활용해야 한다면 최소한 그 방식이 윤리적이고 인도적인 방향이어야 한다. 이번 사건이 그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며, 동물자유연대는 앞으로도 산란계 사육환경 개선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산란계 사육환경 표시제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것이다.
2025년 11월 21일
동물자유연대
※현재 동물자유연대는 산란계 사육환경을 포장재에 표시하기 위한 서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복지를 위한 발걸음에 서명으로 함께 해주세요.
- 0
- |
- 5
- |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