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동물실험 금지, 올바른 반려문화 형성 등
모든 생명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고통 위에 세워진 우리의 일상








갑자기 추워진 날씨, 감기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죠. 우리가 먹는 감기약,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맞는 독감 주사. 이런 약이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개발 단계에서 수많은 동물이 실험대에 오릅니다. 우리의 일상 뒤에 숨겨진 동물의 고통, 알고 계셨나요? 

지난해 한국에서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459만 마리, 하루로 계산하면 1만 2천 마리가 넘습니다. 특히 그 중 절반 이상이 ‘극심한 고통’을 겪는 E등급 실험이었죠. 이는 동물실험 축소를 선도하는 유럽연합(EU)의 2022년 기준 9.2%*보다 다섯 배 이상 높습니다. 더 안타까운 건 고통받는 동물이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0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동물이 실험실에 갇혀 있습니다.

한국의 실험동물이 늘어나는 동안 세계는 생명의 고통을 줄이는 과학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변화를 이끌고 있는 유럽연합(EU)은 동물실험 대신 활용할 시험법 개발을 장려하며, 오가노이드(인간 장기 모형)나 장기칩 같은 기술의 도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죠.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일부 신약 개발 단계에서 동물실험 의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물대체시험은 동물의 희생을 줄이기 위한 윤리적 시도만은 아닙니다. 동물과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달라, 동물실험 결과를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비윤리적인 동물 실험이 비효율적이기도 한 이유죠. 이에 세계적으로 과학기술을 활용해 실험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한국 정부도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2030년까지 의약품·화장품 등의 안전성 실험 중 60% 이상을 동물 대체시험으로 진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최근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법 제정’이 동물복지분야 국정과제로 선정됐습니다.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도 협의체를 구성해 법 제정을 추진 중입니다. 이와 더불어 대체 연구 개발에 대한 지원 확대와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 뒤에는 고통을 겪는 수많은 동물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과학의 이름으로 이어져 온 동물실험. 하지만 이제는 동물 없이 더 정확하고 안전한 길이 있습니다. 과학의 진보가 더 이상 동물의 희생이 아닌, 다른 생명을 향한 존중 위에서 이어지길 바랍니다. 

*출처: Understanding Animal Research, EU-wide animal research statistics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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