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동물 구호/지원

학대, 유기, 재난 등 위기에 처한
동물의 안전을 지키고 회복 지원

[쓰담쓰담] 유난히 자주 다치던 하이

5년째 여러 길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는 구조자는 길고양이들의 중성화와 외상, 구내염 등도 치료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여름 매일 한 번은 만나던 하이가 이틀 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이는 구조자의 손길은 거부했지만 이름을 부르면 대답했고, 간식을 줄 때면 냥냥거리며 받아먹던 아깽이 시절부터 3년 넘게 밥을 주며 지켜본 고양이였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온 동네를 찾아다닌 끝에 결국 하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이는 앞다리가 까만 턱시도라서 눈으로 봤을 때 상처가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앞다리가 퉁퉁 부어있었고 그 다리를 전혀 딛지 못한 채 덜렁거리는 모습이 심하게 다쳤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기운도 없는지 숨어서 얼굴만 내밀고 구조자의 목소리에 희미하게 대답해 주었습니다.심각한 상태 같았습니다. 주민센터에서 포획틀을 빌려 평소 좋아하던 트릿과 사료로 유인해 몇 시간 기다린 끝에 포획했습니다.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한 결과 요골과 척골이 골절되었고, 골절된 뼈가 피부를 뚫고 나온 개방성 골절로, 얼른 수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이는 그동안 무슨 이유에선지 외상을 자주 입었고 그때마다 구조자는 하이를 치료하고 방사했었습니다. 이미 4마리 반려묘와 생활하고 있던 구조자는 선뜻 하이를 입양할 수 없던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심각했고 하이를 방사했다가 또 다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입양을 결심했습니다.

하이는 수술을 잘 받았고 퇴원 후 6주간은 철장 안에서 지냈습니다. 철장 내부에는 숨숨집과 물, 사료, 화장실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집에 있던 반려묘의 접근도 막았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 약 한 달 반 정도 지났을 때 케이지를 열어 방 안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집에 있던 반려묘들과의 합사도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구조자는 집에 있는 캣폴의 높이를 낮추고 스크래처도 놓아주었습니다.

지금 하이는 절뚝이지 않고 잘 걷고 뛰며 지내고 있습니다. 반려묘들과도 캣폴 위에 함께 오르거나 마주 보고 휴식할 만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경계는 아직 남아 있어 손을 내밀면 피합니다. 그래도 가까운 거리에서도 밥을 먹고 화장실을 사용하고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아직 밤이 되면 창문에 가서 울기도 하지만 점점 그 시간이 줄어들고 있고, 장난감으로 사냥놀이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이가 다시는 다치지 않도록 실내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고 평생 가족으로 받아들여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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