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동물실험 금지, 올바른 반려문화 형성 등
모든 생명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 2025.09.10
영화 <좀비딸>이 공개되며 극중 '애용이'로 등장하는 고양이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천연덕스러운 모습이 원작웹툰 속 '애용이'와 똑닮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미디어 출연 동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만큼 애용이로 출연한 고양이 ‘금동이’의 촬영 과정에 우려를 표하는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동물자유연대가 배급사에 질의한 결과 금동이는 전문 업체에서 캐스팅한 동물로 짧은 시간에 신속한 촬영을 원칙으로 하여 더미, CG 작업을 병행해 안전하게 촬영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또한 촬영 후 업체에 돌아간 금동이의 모습도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배급사의 빠른 소통을 통해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을 고려하며 촬영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방송 촬영을 위한 동물 대여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물보호법 제 10조 제5항 제4호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동물을 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그러나 동법 시행규칙 제6조 제7항 제2호에 “촬영, 체험 또는 교육을 위하여 동물을 대여하는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있어 사실상 영리 목적의 동물 대여가 빈번합니다. 이렇게 적지 않은 동물이 대여되고 있음에도 정작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규정과 장치는 사실상 전무합니다. 이로 인해 미디어에 동원되는 대여 동물은 촬영장 뿐 아니라 업체에 돌아간 이후의 안전과 복지 또한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촬영을 위한 동물 대여업을 전시업으로 규정하여 관리, 감독합니다.
미국에서는 1966년 제정된 동물복지법에 따라 동물대여업자를 전시자로 간주하며, 업자는 미국 농무부(USDA,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의 허가(license)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전시자는 사육 시설이 적정 기준과 규정을 준수하는 경우에만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적절한 주거 환경 제공, 동물 복지에 맞는 돌봄, 위생 관리, 충분한 먹이와 물 공급, 수의학적 진료 제공, 극한의 온도로부터의 보호 등이 포함됩니다. USDA 산하의 동식물검역국 (APHIS.Animal and Plant Health Inspection Service)는 정기적으로 예고 없이 현장 검사를 실시합니다.
USDA 배포자료에서는 공연 동물 복지에 대해 규정하면서 텔레비전 쇼, 영화에 출연하는 동물을 포함했고, ‘미디어 출연 동물은 현재 출연 중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동일한 수준의 거주 환경과 돌봄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1925년부터 공연동물 규제법이 제정되어 오래 전부터 공연 등에 출연하는 동물 등록이 당연시되었고, 경찰관이나 지방 당국 공무원이 출연 동물을 관리하는 업체에 출입해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2018년 10월부터는 더 높아진 동물 복지 기준을 요구하는 Animal Welfare (Licensing of Activities Involving Animals Regulation)이 발효되었는데, 동물대여업자는 역시 전시자로서 지방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독일 역시 1972년 제정된 동물복지법 제11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동물대여업자는 전시자로 규정되며 전시자 허가가 필요합니다. 또 같은 항의 제8호 b(척추동물을 거래하는 경우) 및 d(동물을 전시하거나 그런 목적으로 제공하는 경우)에 따라 동물대여업자가 미디어 제작진에게 동물을 대여할 때는 별도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각 동물의 소유자가 허가를 신청해야 하고, 신청서에는 동물 정보, 소유자 정보, 사육 시설 정보, 촬영 계획서, 동물 복지 및 안전 대책, 현장 상주 전문가 정보 등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각 연방 주에는 수의사, 사육사 등 현장 감독 전문가를 지정할 권한이 있습니다.
국내 역시 대여업체에서 동원되는 출연 동물을 책임감있게 돌보게끔 의무화하도록 조속히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촬영장 뿐만 아니라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미디어 동물의 안전을 제도권 내에서 관리∙감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민들의 생명 감수성이 성장한 만큼 미디어 출연 동물 복지 역시 향상시키기 위해 동물자유연대는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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