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 100일, 동물자유연대가 점검해봤습니다.
2016년 동물자유연대의 고발로 수면 위로 드러난 강아지공장의 추악한 진실은 많은 시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동물보호법 개정의 목소리로 이어졌고, 지난해 3월에야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개정된 동물보호법과 시행규칙에는 부족하기는 하지만 강아지공장의 난립을 막기 위해 영업자 준수사항 등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22일 1년의 기다림 끝에 법이 시행되었고, 동물자유연대는 시행 100일을 맞아 이마트 전국 35개 지점 중 현재 동물을 판매 중인 26개 지점에 대해 6월 19일부터 29일까지 영업등록증게시, 요금표 게시, 동물정보 표시, 계약서 제공의무 게시 등 개정된 영업자 준수사항 이행여부를 조사했고 그 결과를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몰리스펫샵 이마트 성수점 본사 앞 기자회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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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 제공의무 게시 0곳... 영업자 준수사항 이행 낙제점
몰리스펫샵의 이행실태는 이것이 영업자 준수사항이 아니라 ‘영업자 무시사항’이 아닐까 라는 착각이 들만큼 현장에서 외면당하고 있었습니다. 조사결과 강아지를 분양하는 몰리스펫샵 26개 지점 가운데 동물판매업 등록증 미게시 10곳(38.5%), 요금표미게시 26곳(100%), 계약서 제공의무 26곳(100%)이 영업자의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었고, 그 외에도 동물의 정보 미표시(품종, 암수, 출생일, 예방접종 및 진료사항 등)16곳(61.5%), 개체관리카드 미비치 5곳(19.2%)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일부 매장의 경우 판매하는 동물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질환이 있거나 상해를 입은 동물, 공격성이 있는 동물, 늙은 동물, 어린동물(어미와 함께 있는 경우 제외) 및 새끼를 배거나 젖을 먹이고 있는 동물은 분리하여 관리해야 하지만 송파 가든파이브점의 경우 현장 조사 당시 살아있는 햄스터가 죽어있는 햄스터의 사체를 먹고 있는 광경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2012년, 2016년 조사에서도 문제점 드러낸 몰리스펫샵
동물자유연대는 올해 조사 이전에도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몰리스펫샵의 운영현황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였고, 모두 문제점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2012년에는 소동물의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이상행동을 관찰했고, 2016년에는 몰리스 펫샵의 불투명한 강아지 공급과정을 파헤치면서 동물보호법 위반 의심사례들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동물판매중단을 해달라는 의견서를 보냈고 시민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었으나 몰리스 펫샵은 동물판매중단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알려왔을 뿐입니다. 과거 반복적인 문제제기에도 여전히 간단한 영업자 준수사항 마저 이행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은 몰리스펫샵과 그 브랜드를 운영 중인 이마트에 생명존중의식이 결여되어 있음을, 그리고 생명체인 동물을 판매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방관이 영업자의 도덕적 헤이 키워
몰리스펫샵이 이렇게 아무런 제지 없이 영업자 준수사항을 무시하며 영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과 방관이 한 몫 했습니다. 동물보호법 개정으로부터 시행까지 1년이라는 준비시간이 있었고, 동물자유연대가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법 시행으로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한 번 게시만 하면 되는 계약서 제공의무와 영업등록증 게시마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법 시행 전 영업자들을 계도하고 법 시행 후에는 현장에서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와 지자체가 그 역할을 다하지 못 했음을 보여줍니다.
주변산업만으로도 사업성 충분, 동물판매 중단해야
몰리스펫샵은 동물판매가 아니더라도 반려동물 관련 사업만으로도 충분히 사업을 성장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2014년 사료산업이 4,841억 원, 동물 및 관련 용품산업이 3,849억 원, 수의 서비스 산업이 6,551억 원 등 1조 5,684억 원 규모의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매년 14%씩 성장, 2017년 2조 3,322억 원에 이르렀고, 2027년 6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몰리스펫샵이 취하고 있는 대량생산-대량판매 구조에서는 동물을 둘러싼 환경이 생태적 습성을 충족시키기보다 관리의 편의에 집중될 개연성이 높습니다. 지난 두 차례의 조사과정에서 불분명한 강아지 공급과정과 2개월령 미만 강아지 판매 등이 드러나 문제가 됐음에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영업자 준수사항마저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나 그 활동은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쌓아 올린 기반위에서 이뤄집니다. 때문에 기업의 이윤추구활동 역시 사회 상규에 따라야 하며 그 사회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지우고 있습니다. 큰 기업들이 더 큰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동물자유연대는 몰리스펫샵이 대기업으로 생명존중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인지하고 다음의 사항을 이행하기를 촉구합니다.
하나, 몰리스펫샵은 무책임한 동물판매를 중단하라.
하나, 몰리스펫샵은 대기업으로서 우리사회의 성숙한 반려문화 조성에 동참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