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중국 따라 짓겠다는 돼지들의 수용소, 충남 ‘돼지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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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따라 짓겠다는 돼지들의 수용소, 충남 ‘돼지 빌딩’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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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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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청남도가 말도 안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중국과 협약을 맺고 고층 건물에 돼지를 사육하는 ‘양돈 빌딩’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충남도가 협약을 맺은 중국 기업은 중국 내 6개 지역에서 250만 마리에 달하는 돼지를 사육한다고 합니다. 충남도는 1조 원의 펀드를 조성해 돼지 빌딩을 비롯한 ‘스마트 축산 산업’을 이끌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충청남도의 계획처럼 돼지 빌딩이 국내 축산의 올바른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동물복지 저하

2024년 12월 기준 국내 양돈농가는 5,513개이며 현재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곳은 단 23개로 0.4%에 불과합니다. 99.6%의 농가에서 돼지는 충분한 공간에서 몸을 움직이거나 자연스러운 습성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환경에 놓여있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평생을 살아가기에 근본적 한계가 있는 고층 빌딩에 농장을 조성하는 것은 동물복지 개선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중국 돼지 빌딩을 방문한 뉴욕타임즈 기자는 해당 시설을 빗대어 ‘휴대폰을 생산하는 공장과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동물복지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가축 전염병 우려

국제적 농장동물복지단체 Compassion In World Farming(CIWF)은 2023년 중국 돼지빌딩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는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동물복지가 열악한 환경은 동물의 건강을 해치고 질병에 취약하게 만드는 반면, 돼지 빌딩의 높은 사육밀도와 다층 간 이동 등의 사육 방식은 전염병 확산의 위험을 더 높인다는 것입니다.

뉴욕대, 홍콩시립대 등 해외 전문가들 역시 높은 사육 밀도가 질병을 급격히 확산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고 바이러스 돌연변이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 있다며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는 돼지빌딩이 외부와의 접촉을 막아 가축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던 충청남도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된 내용입니다.

✅공중 보건 위협

질병의 위험이 높은 환경에서는 항생제 사용이 늘어나며, 이는 항생제 내성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CIWF의 자료에 따르면 푸단대학교 공중 보건 연구에서 중국 동부 학교 어린이들의 소변 샘플을 분석한 결과 58.3%에서 항생제 성분을 발견했다며 그 원인을 지하수 오염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처럼 토양과 지하수 오염은 사람의 건강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돼지빌딩은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것입니다.

중국은 막대한 양의 육류를 소비하는 국가로 2022년 기준 중국 내에서 약 7억 마리의 돼지가 출하됐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돼지의 절반 가량이 목숨을 잃고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자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돼지 빌딩이었습니다. 즉 중국 돼지빌딩은 오직 더 많은 고기를 더 싼 값에 먹겠다는 욕심만으로 동물복지나 환경, 공중 보건 등 고차원적이고 다양한 요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물입니다.

2022년 중국 후베이성에 연간 120만 마리를 도살할 수 있는 26층짜리 돼지 빌딩이 건설되자 전 세계 많은 이들이 경악하며 비난했습니다. 그럼에도 돼지빌딩 조성에 1조원의 혈세를 투입하겠다는 충남의 계획은 전혀 스마트하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국민들의 노력으로 이어온 사회 발전을 한 순간에 후퇴시킬만큼 시대를 역행하는 행정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 복지와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 충청남도 돼지빌딩 도입 철회를 촉구하며, 돼지빌딩을 비롯해 충청남도에서 계획 중인 대규모 축산 단지 설립 저지를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