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낸 춘천 동물학대 사건의 피의자가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되고 수사가 진행중인 와중에 강아지 2마리를 입양한 정황이 파악되었습니다. 지난 1월 2일, 수사관과 시청 담당자가 증거 수집을 위해 학대범의 집에 방문했는데, 그 집에서 강아지 2마리가 발견된 것입니다. 강아지는 모두 보호소로 이동되어, 현재 피학대동물 8마리 중 1마리는 사망, 5마리는 구조, 2마리는 실종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한 사망한 개가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린 ‘와카롱’ 팀이 애타게 찾고 있던 ‘깨순이’로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학대범은 깨순이 구조자한테 깨순이가 실종되었음을 알렸는데, 경찰이 CCTV를 추적해 본 결과, 학대범이 새벽에 깨순이를 끌고 외진 곳으로 가는 모습이 확인된 것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깨순이를 학대하고 살해하는 행위를 영상으로 촬영해 보관하고 있었으며, 이런 행위를 “재미로”, “그러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입니다.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학대를 목적으로 강아지를 입양한 피의자의 잔혹함과 대담함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생명체에 대한 존중 의식이 결여된 학대범은 동물이 고통에 몸부림을 치고 비명을 지를 때마다 재미있다고 즐기고 있었고, 그러한 행위와 자극에 중독된 듯 자신을 제어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편, 제보자들은 약 1개월간 해당 사건을 조사하면서 깨순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던 기회가 무참히 짓밟힌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수차례의 신고에도 문만 두드리다 돌아간 경찰의 미흡한 대응이었습니다. 동물의 비명 소리를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21년 11월. 그 후로도 2022년 12월까지 확인된 신고 건수만 6건입니다. 약 1년동안 같은 집에 같은 사건으로 6번의 신고가 들어간 것입니다. 하지만 파출소에서 출동한 경찰은 문만 두드리다 돌아갔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해당 사건이 두 차례 고발되어야 했던 이유입니다. 이 사건은 ‘잔혹하다’는 이유로 매우 이례적으로 동물학대범이 구속되었는데, 제보자에 따르면 첫 번째 고발 때 담당 수사관은 이 사건을 단순 ‘방임’으로 보고 마무리하려 했습니다.
이에 제보자는 학대로 의심되는 직접적인 증거들을 수집하고 증인을 확보하여 2차 고발을 진행해야 했고, 해당 사건의 수사관을 교체하여 달라고 강하게 요청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제보자의 요구대로 사건은 다른 수사관에게 배정되어 학대범이 구속되었지만, 같은 사건이 수사관의 의지에 따라 결과가 뒤바뀐 것에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게 합니다.
동물은 자신의 피해를 진술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학대는 그 정황이 드러나지 않아 발견하기 어려우며, 학대 정황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범죄를 입증할 수 있을 만한 증거를 수집하는 것 또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 학대를 입증하고 피학대 동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신속한 판단과 수사가 필요합니다.
깨순이의 죽음과 다른 동물들의 피해는 첫 신고가 들어갔을 당시 적극적인 수사가 이루어졌다면 막을 수 있었던 것이기에, 미온적으로 대응한 경찰의 무능함에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이번에는 ‘깨순이’를 지켜주지 못했지만 제2의 깨순이가 생겨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춘천 동물학대 사건에 대한 엄중 수사와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 서명을 모집합니다. 제2의 깨순이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탄원에 동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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