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농장동물] 아시아 지역 26억 마리 암탉이여, 날개를 펴라! - OWA 아시아 서밋 참가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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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동물] 아시아 지역 26억 마리 암탉이여, 날개를 펴라! - OWA 아시아 서밋 참가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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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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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와 같이 암탉의 복지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전 세계, 각 국가에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지난 주, 동물자유연대는 케이지 프리 활동을 펼치는 전 세계 70여개 단체들의 연대체인 Open의 Wing Alliance(이하 OWA)의 아시아 서밋에 참여했습니다.


OWA 글로벌 서밋에 참여한 동물자유연대

지난여름 폴란드에서 개최된 OWA 글로벌 서밋에서는 전 세계 40여개 동물단체들이 참여하여 케이지 프리 캠페인의 성공과 실패로부터의 교훈을 공유하고 케이지 프리 운동의 방향성과 전략을 설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서밋은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기 때문에 각 지역의 특성들을 다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 대만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동물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OWA 케이지 프리 아시아 서밋이 개최되었습니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17여개 아시아 국가 단체들이 참여하여 케이지 프리 운동에 있어 아시아 지역만이 가지는 지역적, 문화적 특성과 어려움들을 함께 나누고 앞으로 연대해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전 세계 OWA 멤버들을 나타낸 지도로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OWA 멤버들은 아직 소수에 불과함


전 세계 달걀 생산 50%을 차지하는 아시아, 아직은 생소한 ‘케이지 프리’

케이지 프리 운동은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기업들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미 케이지 프리를 선언했고 기업의 케이지 프리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 및 관련 단체의 활동도 활발합니다. 배터리 케이지 달걀보다 동물복지 달걀을 찾기 더 쉬운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유럽 연합(EU)의 배터리 케이지 사용 금지에 이어 미국의 몇몇 주 또한 배터리 케이지를 법으로 금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듯, 케이지 프리의 의미와 필요성에 동감하는 시민과 기업의 행동이 수많은 암탉의 삶을 변화시켜 왔으며 ‘케이지 프리’는 미국, 유럽의 시민들의 삶에 익숙한 단어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 케이지 프리 전략 구상을 위한 토론

아시아 국가들의 상황은 어떨까요? 아시아 국가들에게 ‘케이지 프리’라는 단어는 여전히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시민들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기업에 대한 케이지 프리 요구도 서구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며, 동물복지 실천을 사회적 책임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달걀 생산의 약 50% 이상 차지하며 무려 26억 마리에 달하는 암탉이 사육되고 있는 아시아는 케이지 프리 운동에 있어 중요한 지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엄청난 수의 산란계와 달걀 생산량, 그리고 고통 받고 있는 수많은 암탉들을 생각하면, 아시아 지역의 케이지 프리는 반드시 이뤄내야만 합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아직 케이지 프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만큼 앞으로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잠재력 큰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번 아시아 서밋을 통해 전 세계 케이지 프리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아시아 지역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케이지 프리 캠페인의 성공과 실패를 공유하고 연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활동들을 모색해 보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시아에도 케이지 프리의 바람이 불어오다


배터리 케이지와 동물복지 농가 환경을 비교하여 보여주는 대만 까르푸의 케이지 프리 달걀 진열대

척박하기만 한 아시아에도 케이지 프리의 바람은 솔솔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몇몇 아시아 국가들이 자국 내 주요 기업의 케이지 프리 선언을 이끌어 냈고 기업의 케이지 프리 선언이 사회전반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서밋의 개최국인 대만의 경우, 동물보호단체 EAST가 중심이 되어 대만의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대형마트 까르푸의 케이지 프리 선언을 이끌어 내었는데, 까르푸 매장 내에 케이지 프리 달걀 존을 만들어 동물복지 달걀을 별도로 진열하고 배터리 케이지 농가와 동물복지 농가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영상을 통해 소비자가 배터리 케이지 달걀이 아닌 케이지 프리 달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홍보 및 인지제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018년 풀무원의 케이지 프리 선언과 동물자유연대와의 양해각서 체결

한국의 경우,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 달걀의 80%를 차지하는 풀무원이 2018년 케이지 프리를 선언한 데 이어, 얼마 전 스타벅스 코리아와 서브웨이도 케이지 프리 선언에 동참하였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풀무원과 스타벅스 코리아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케이지 프리 선언의 이행을 모니터링함과 동시에 보다 많은 기업들이 케이지 프리 선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대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브랜드 달걀 기업의 선도적인 선언과 글로벌 케이지 프리 정책과 결을 맞춰 케이지 프리를 선언한 스타벅스 코리아까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동물의 복지를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요구가 증가하는 등 우리 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케이지 프리’가 이제는 일부 기업, 일부 시민의 선택이 아닌 ‘당연한 선택’이 되기를 바라며 동물자유연대는 OWA 아시아 단체들과 긴밀히 연대하여 케이지 프리라는 변화의 바람이 멈추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