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야생동물

열악한 환경 속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새끼 곰 한 마리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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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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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는 6월 말과 7월 초 두 차례에 걸쳐 광주광역시에 있는 우치동물원에 방문했습니다. 올해 초 여주 사육곰 농장에서 불법증식의 결과 태어난 새끼곰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올 초 여주 사육곰 농장에서는 6마리 새끼곰이 태어났습니다.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을 번식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역 환경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여주 농가 농장주는 이를 어기며 수 차례 불법 증식을 반복해왔고, 뿐만 아니라 불법 도살, 거짓 탈출 신고로 인한 공무 집행 방해 등의 혐의까지 인정돼 작년 구속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해당 농장주의 농장에 또 다시 불법 증식이 발생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일은 농장에서 태어난 여섯 마리의 새끼곰 중 무려 다섯 마리가 사망했다는 사실입니다. 세 마리는 태어난 지 며칠도 되지 않아 어른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나마 몇 개월 간 살아남은 세 마리 중 두 마리마저 안타깝게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죽음과 삶이 아슬아슬한 경계를 이루는 농장에서 버티기에 갓 태어난 새끼곰들은 너무도 작고 약했습니다. 지옥이나 다름 없는 곳에 태어난 다섯 마리 새끼곰의 죽음은 예견된 사고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기적같이 생존한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얼마전 우치동물원에서 만나고 온 ‘석곰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불법 증식 적발 후 곰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수소문한 결과 가까스로 우치동물원에서 수용 의사를 밝혔고, 석곰이는 지난 4월 여주에서 광주로 옮겨졌습니다. 해당 농가의 불법 증식이 세상에 알려진 직후 여주에 방문해 석곰이를 비롯한 새끼곰 세 마리를 만나고 왔던 동물자유연대는 석곰이의 근황이 궁금해졌습니다. 석곰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광주로 달려가 석곰이를 만나고 관계자들과 면담도 가졌습니다. 


사육사님의 말에 따르면 처음 동물원에 도착했을 당시 석곰이는 월령에 비해 몸집이 훨씬 작았다고 합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발육이 느렸던 탓입니다. 사육사를 비롯한 우치동물원 관계자 분들은 석곰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오셨습니다. 사육사 분의 이름을 따 석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셨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석곰이가 우치동물원에서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석곰이는 이제 배가 빵빵해질 만큼 과일도 잘 먹고, 아직 혼자 내려오지는 못하지만 사다리를 타고 곧잘 올라가기도 합니다. 사람을 보면 놀아달라며 팔과 다리를 붙들고 매달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어린 아이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몸집이 커지고 발톱이 자라면서 앞으로는 석곰이가 사는 곳으로 직접 들어가서 만나기는 어려워질 듯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석곰이가 밝고 행복한 어른 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할 예정입니다. 


한편 건강한 석곰이를 보고 있는 동안 마음 한 편에서는 자꾸만 슬픔이 솟아오릅니다. 석곰이와 같은 곳에서 태어난 새끼곰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섯 중 한 녀석은 석곰이와 함께 우치동물원에 옮겨지기 불과 하루 전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어 활동가들의 가슴을 무겁게 했습니다. 녀석에게 단 하루의 시간만 더 허락됐더라면 석곰이와 함께 동물원으로 옮겨져 다른 삶을 살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올해 1월 환경부에서 사육곰 산업 종식을 선언한 뒤 사육곰 산업은 끝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용인과 여주 농가에는 여전히 백 마리에 가까운 사육곰들이 끔찍한 삶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은 빛 한 줌, 바람 한 점 없는 밀폐된 공간에 갇혀 예정된 죽음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이렇게나 많은 생명이 고통에 처해 있는데도 동물이 사유재산인 세상에서 이들은 타인이 건들 수 없는, 농장주의 소유물일 뿐입니다. 


하루를 사이에 두고 생사가 엇갈린 새끼곰들과 여전히 그 안에서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는 90 여 마리의 사육곰. 그들에게 지금과 다른 삶을 선사하기 위해 동물자유연대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지만 답을 찾는 일은 어렵기만 합니다. 그러나 막막한 상황마다 새로운 답을 찾아가며 활동해온 것처럼 동물자유연대는 이 사안 역시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살아남은 석곰이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건강하길 바랍니다. 작고 기특한 새끼곰의 미래에 늘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도록 함께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