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에서 개살육의 비명소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성남시는 22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인 태평동 불법 개도살장 5곳을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에 들어갔습니다. 곧 모란시장에 마지막 남은 개도살장도 철거할 예정입니다. 이로써 성남시를 ‘개고기 메카’로 이끌었던 개고기 공급시설 대다수가 문을 닫게 됐습니다.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코리아)은 성남시에 태평동 불법 개도살장에 방치된 개들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격리 조치를 위임받아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성남시에 불법 개도살 행위를 적극 단속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행정대집행을 단행하도록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경기도 차원에서 특별사법경찰관을 파견할 것과 개들을 긴급 격리할 것 등을 주장해왔습니다.
이날 저희는 약 200마리를 구조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에 따라 구조방법, 임시보호 장소, 향후 입양 계획 등을 수립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개도살업자들이 모든 개들을 빼돌린 뒤였습니다. 텅 빈 철장과 개를 도살하는 데 쓰인 도구, 불에 그을린 개 사체 몇 구만이 남겨있었습니다.
행정대집행 절차 상 지방자치단체는 업주에 행정대집행을 사전 공고하게 돼있습니다. 성남시는 애초 저희와 20일에 진행하기로 했지만 2일 더 미룰 것을 통보해왔습니다. 개들을 빼돌릴 빌미를 주면 안 된다고 항의했으나 번복은 없었습니다.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세 단체의 불법 개도살장 철거에 대한 의지와 개를 구조하겠다는 결심이 있었기에 성남시로 하여금 행정대집행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아쉬움을 가슴에 묻고, 모란시장 개도살장 철거와 구조에 집중해나가겠습니다.
태평동과 모란시장 불법 개도살장은 2001년 동물자유연대가 출범한 이후 저희의 사명이었던 ‘개식용 종식’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였습니다.
개도살 과정은 명백히 불법임에도 ‘사회통념’이란 이유로 행정과 사법 감시를 피해가는 일이 대다수였습니다. ‘개고기 메카’라 불리며 버젓이 개를 도살하고, 개고기를 팔던 성남시 태평동과 모란시장이 대표적인 예였습니다.
이번 태평동 불법 개도살장 철거는 개식용이 더 이상 ‘사회통념’으로 용납될 수 없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동물보호단체들과 시민 분들이 힘을 쏟았습니다. 이 모든 노력들은 구시대와 작별하고, 동물보호 역사에 새 길을 내기 위한 절규였습니다. 또한 인간이 지닌 보편 감성인 ‘연민’을 우리나라에 뿌리내리기 위한 발버둥이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회원 및 시민 여러분,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에는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광화문 한복판에서 “개식용 철폐”를 외쳤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9월, 개를 전기 도살한 개농장업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고등법원에 이를 다시 심리하라고 파기환송 시켰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 공판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회에는 표창원 의원의 개 임의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한정애 의원의 음식물쓰레기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 이상돈 의원의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습니다.
개식용 종식을 바라는 많은 분들의 간절함이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우리나라에서 개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멈출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힘을 모아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