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네고양이와의 공존을 위해, 동네고양이 급식소 보급 with 포스코건설

길고양이

동네고양이와의 공존을 위해, 동네고양이 급식소 보급 with 포스코건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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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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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돌아왔습니다. 약자에게는 더욱 힘든 계절입니다. 그 중 길 위에서 생활해야하는 동물들은 찬 바람을 견디는 것도 모자라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까지 견뎌야 합니다. 몸을 숨길 공간은커녕 조그만 밥그릇 하나 허락되지 않는 세상에서 그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동네고양이 급식소 사업은 고양이들에게 물과 사료를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길생활을 잘 버틸 수 있도록 온기와 힘을 나누는 활동입니다. 


사실 공존이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동물 역시 우리와 똑같이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마음이 공존의 시작이며, 그들에게도 조그만 자리를 내어주는 관용이 모여 공존을 이룰 수 있습니다. 


동네고양이 역시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추위가 극성인 한겨울 찬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 한 컵의 사료와 깨끗한 물, 거기서 조금만 더 욕심을 부리자면 볕이 따스한 날 잠시 경계를 늦추고 즐기는 달콤한 낮잠. 이 정도만 주어진다면 동네고양이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것입니다. 


동네고양이 급식소 보급 사업은 이러한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누군가는 더럽고 불편하다며 치워버리고만 싶어하는 대상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켜주고 싶은 소중한 생명입니다. 동네고양이에게 소소하지만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와 포스코건설은 생명 존중과 공존이라는 공동의 목적 아래 시민단체와 기업의 모범적인 협업 사례를 제시하고 이를 확산시키고자 동네고양이 급식소 보급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을 통해 고양이들에게 조금 더 편안한 세상을 안겨줄 수 있기를, 더 나아가 고양이에 대한 이유없는 혐오 정서를 사라지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동네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는 이유로 다툼이 일어나고 사료와 밥그릇을 내버리는 일이 일어나지만, 이는 오히려 동네고양이로 인한 불편을 더 심화시킬 뿐입니다. 영역동물인 고양이는 사료 급여와 상관없이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살아갑니다. 먹을 것을 찾지못하는 녀석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뜯어 길거리를 더럽히기도 합니다. 정기적인 사료 급여만 이루어져도 금세 해결될 문제인데 그들을 배척하는 태도가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드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돌봄 자원활동가들이 체계적이고 위생적인 급여와 중성화를 병행한다면 적정한 개체수가 영역을 지키며 고양이로 인한 불편도 사라집니다. 반면 밥자리를 치우거나 돌봄 활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을수록 평화로운 공존은 점점 더 멀어지고 불편은 계속됩니다. 


동물자유연대와 포스코건설이 함께 하는 동네고양이 급식소는 작년 15개였던 수량을 50개로 늘리고 배포 지역도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져 튼튼하고 파손의 위험이 없는 한편 스테인레스 재질을 이용해 녹이 스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급식소 위 아래에 물품이나 핫팩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을 마련하고, 혹시나 고양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모서리는 둥글게 디자인했습니다. 설계부터 제작에 이르는 과정에서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고양이와 돌봄활동가의 입장을 고려해 만든 급식소입니다. 


동네고양이 급식소는 심사를 통해 결정된 서울, 인천, 통영, 제주 마라도 등 전국 각지에 배포∙운영될 예정입니다. 급식소를 방문하는 고양이 손님들 이야기를 비롯해 급식소 운영 소식 역시 앞으로 종종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