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내 이름은 사육곰🐻, 오늘도 비좁은 철장에 갇혀 자유로운 삶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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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사육곰🐻, 오늘도 비좁은 철장에 갇혀 자유로운 삶을 꿈꿉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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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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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유독 겨울바람이 거세던 날 동물자유연대는 동해 사육곰 농장에 다녀왔습니다. 미국 생츄어리 이주를 위한 절차 중 하나로 정기 검진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020년 동물자유연대에서 구조한 동해 농장 22마리 사육곰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가을 미국 내 반입 승인이 이루어졌고 국내에서도 수출 허가가 났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대란 때문에 항공편을 구하기 어려워 이주가 지체되고 있지만, 미국 생츄어리로 가기 위한 과정을 차근차근 밟고 있습니다👣👣

구조 후 예상치 못하게 이주가 미뤄지면서 동해 사육곰들은 늘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짓누르는 숙제로 남았습니다. 국내와 미국의 검역 정책, 화물 수송 상황, 현지 단체와의 일정 조율 등 여러 복잡한 단계를 밟아가는 동안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일정에 발을 동동 구르기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한발한발 나아가다 보니 조금씩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막막했던 동해 사육곰 구조가 천천히 진척을 이루는 가운데 동물자유연대는 또 하나의 거대한 숙제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구속된 용인 사육곰 농장주 소유의 곰 91마리에 대한 구조와 보호 대책 마련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을 비롯한 동물을 대상으로 불법 행위를 일삼던 농장주를 2015년부터 주시해오며 증거를 채집, 여러 차례 고발해왔고 그 결과 농장주의 구속까지 이루어냈습니다. 지금까지 가벼운 벌금과 과태료에 그친 처분이 계속 또 다른 범죄를 불러일으켰기에 농장주의 구속은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관리 대책 없이 하루아침에 농장에 남겨진 곰이었습니다😢

환경부를 포함한 담당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현재는 환경청에서 먹이 급여와 관리를 맡고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 영구적인 보호 조치는 아닙니다. 곰들의 소유권이 농장주에게 있는 한 농장주가 풀려나면 곰들은 농장주의 손아귀에 들어가 다시 또 잔인하게 도살당할 것입니다. 동물자유연대를 포함한 네 개 연대단체가 함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 중이지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농장주가 구속 상태에 있는 동안 곰의 소유권을 이전받고 그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공간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 정부에서 건립 중인 사육곰 보호시설이 완료되기까지 남은 몇 년의 시간 동안 임시로 보호할 수 있는 넓고 튼튼한 공간과 먹이 급여를 비롯한 여러 관리를 도맡을 인력도 필요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시민단체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기에 환경부를 비롯한 담당 기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동해 사육곰 22마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면 늘 마음 한 편이 시큰거리곤 합니다. 잠시 잠깐 주어진 달콤한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고, 뜬장 속 길고 긴 무료함 속에 남겨질 곰들을 두고 돌아오는 발길은 언제나 무겁습니다. 그리고 지금, 동물자유연대는 더 큰 무게감을 느끼며 91마리 사육곰의 구출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많은 동물을 구하고, 살려 왔던 동물자유연대에게도 90마리가 넘는 사육곰 구조는 처음 맞닥뜨리는 커다란 도전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어떻게든 이들을 살리고 싶습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단호박과 고구마를 앞발로 꼭 붙들고 조금씩 씹어먹던 녀석, 낯선 사람의 등장에 쇠창살 사이로 코를 내밀고 킁킁 냄새를 맡아보던 녀석, 비좁은 우리 안에서 쉴 새 없이 머리와 몸을 흔들며 괴로워하던 녀석. 하나하나 너무도 귀중한 생명들을 반드시 새로운 세상으로 데려다주고 싶습니다🌳🍃🌳

뿌연 안개 속을 더듬듯 막막하고 더딘 걸음에 시민 여러분께서 빛을 비춰주시길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응원해주시는 만큼 동물자유연대도 더 열심히 어둠을 헤쳐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