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코끼리의 날은 2012년, 캐나다인 패트리샤 심스와 태국 코끼리재도입재단이 코끼리 보존과 보호를 위해 지정한 날입니다.
육지동물 중 가장 큰 코끼리는 상아를 노린 사냥과 서식지 감소 등의 이유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관광상품으로써 코끼리를 타고, 서커스에 이용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인 코끼리에 대하여 보호 아닌 학대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야생동물인 코끼리를 굴복시키는 법, 파잔(Phajaan)과 불훅(bullhook)
불훅으로 머리를 찍히며 파잔을 당하는 새끼 코끼리 (출처: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불훅에 찍혀 피를 흘리는 새끼 코끼리 (출처: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지난 1월, 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씨는 야생동물인 코끼리가 고분고분 일을 하는 데에 의문을 갖습니다. 그 의문의 해답은 바로 동남아시아에서 행해지는 '파잔(Phajaan)'이었는데요. 파잔이란, 5년 미만의 새끼 코끼리를 어미와 강제로 분리해 가두고, 쇠꼬챙이로 찌르는 등의 극심한 고통을 지속적으로 주며 고문하는 행위입니다. 평균 수명이 70년인 코끼리를 5살 미만일 때부터 억지로 어미로부터 떼어내어 반항을 멈출 때까지 묶어두고 폭행함으로써 길들이는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배운 코끼리는 코로 훌라후프를 돌리고, 수 톤의 무게를 코 하나로 지탱하며 물구나무를 서고, 두 발로 서서 재주를 부립니다. 조련사는 손에 불훅(bullhook)이라 불리는 갈고리가 달린 막대기를 들고, 쇼가 진행되는 동안 말을 듣지 않거나 망설이는 코끼리를 불훅으로 찔러 압박합니다.
사람을 해친 코끼리, 코끼리 탓일까요?
2016년과 2017년, 연이어 오랫동안 길들여진 코끼리가 조련사 또는 관광객을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16년 짐바브웨에서는 관광객을 태우던 코끼리가 조련사를 밟아 사망케 했고, 태국에서는 태우고 가던 관광객을 내동댕이쳐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2017년 캄보디아에서는 달아났던 코끼리가 찾아온 주인으로부터 불훅에 찔리다 코로 주인을 감아 내동댕이 치고 발로 밟아 사망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 이유로는 평생을 정신과 육체의 고통을 받아온 코끼리의 분노를 꼽습니다. 사람으로부터 억지로 야생성을 억압 당하고 길들여져야만 했던 코끼리들의 삶. 사람을 해친 코끼리가 어떠한 삶을 살아왔을지, 지금도 어떤 분노와 불행 속에 살아가고 있을지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코끼리 트레킹과 코끼리 쇼는 여전히 관광 상품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순간의 유희와 오락을 위해, 평생을 착취 당하는 코끼리. 코끼리는 재주를 부리고 인간을 즐겁게 하기 위해 태어난 동물이 아닙니다. 코끼리는 코끼리의 삶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코끼리가 광활한 대지를 누비는 야생동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세요. 그들이 자연에서 주어진 삶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더이상 코끼리를 관광 상품으로 소비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