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한파 소식에 길 위의 생명을 위하는 사람들의 걱정이 깊어지던 지난 1월 25일, 동물자유연대로 충남 당진에서 개 사체가 마당 한 구석에 방치되어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죽은 개가 지내던 곳은 바람이나 눈, 비를 제대로 막아주지 못하는, 집이라고 부를 수 없는 뜬장이었습니다. 평생을 그곳에서 갇혀 지내다 견주가 설 연휴에 문을 열어주었는데, 처음 땅을 밟아본 날 집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그리고 평생을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어미 개는 죽어서도 마당 한 구석에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현장은 활동가들의 눈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사고 당시를 보여주듯 도로에는 핏자국이 남아있었고, 죽은 어미의 곁에는 아직 보살핌이 필요해 보이는 어린 개들이 방치된 사체 주위를 맴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개들이 견딜 수 없는 모진 날씨와 꽁꽁 얼어붙은 사료. 물기 없이 흙먼지가 쌓인 그릇과 “여기(시골)에서는 다 그렇게 키운다”고 말하며, 개선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견주의 모습에 동물자유연대는 새끼 개들도 어미와 같은 생을 살게 할 수 없어 구조를 결정했습니다.
소유권을 포기 받는 과정에서, 견주의 말과 행동에서는 죽은 어미 개에 대한 책임감이나 죄책감은 한 톨도 느껴지지 않았고, 마치 활동가가 유난을 떤다는 듯 “개 키우는데 기준이 엄격하면 못 키운다. 데려가라. 대신 죽은 어미 개도 처리하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귀찮은 업무를 처리하듯 어미 개의 사체와 함께 새끼들을 가져가라고 하는 견주의 행동에 화나고 씁쓸한 기분이 들지만, 활동가들은 그 현장에서 비극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었던 것에 의미를 두려고 합니다.
구조된 새끼 개들에게는 순심이와 대한이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순심이는 입양가족을 만났고, 대한이는 임시보호처(@eterno_seosan)에서 따뜻한 돌봄을 받으며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구조된 어린 개들이지만, 어미의 보살핌 탓인지 건강하고 쾌활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순심이에 이어 대한이도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있는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