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로 평가받지 않아도 되는 곳. 살아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자유롭게 먹고, 쉬고, 잠자고, 달릴 수 있는 곳. 제주 곶자왈 말구조보호센터.
지난 11월 4일(토) 동물자연대와 길스토리는 ‘말동무 캠페인-말이 통하는 하루’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에는 총 28명의 시민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말구조보호센터 김남훈 대표님의 경주 퇴역마 이야기를 시작으로, 참가자들은 말들을 목욕시키고, 산책을 다녀오고, 말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말구조보호센터에는 약 50마리 말들이 있습니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채 구조된 이들은 말 그대로의 자연, 자연 그대로의 말이 되어 숲과 사람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말은 돈이 됩니다. 태어나고 나서부터는 혹독한 훈련과 약물을 주입받으며 빨리 달리는 말이 되는 것을 강요받습니다. 성적이 좋으면 사람에게 돈을 안겨 줍니다. 그러다 4~5년이 채 안 되어 경주마로써 필요가 없어지면 사고 팔리는 존재가 되어 또다시 돈으로 평가받는 삶을 살게 됩니다.
2022년 10월 동물자유연대가 구조한 별밤이도 한때는 경주마였고, 경주마로서 쓸모를 다해 결국엔 말들을 굶겨 죽이는 업자에게까지 전달 됐습니다. 굶어 죽은 말들도 누군가에게는 돈이 됩니다.
별밤이는 어느덧 말구조보호센터 말들의 일원으로 정착해 있었습니다. 별밤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돌봐주신 김남훈 대표님과 적응의 과정을 무사히 통과한 별밤이에게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활동을 마치고 참여자 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참여자분들께서 느끼신 감동을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할 수 있고, 진행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은 개선해 나가는 ‘말이 통하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말구조보호센터의 말들은 낮이면 바람과 구름과 햇볕과 어울리고, 밤이 찾아오면 별과 달빛을 반기며 흘러가는 시간을 즐길 것입니다. 그렇게 다른 누구도 아닌 말 그 자체로의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이 말들이 지금처럼 평화로운 공간 안에서 늘 푸른 하늘에 아리따운 별빛만 머금길 바랍니다.
말이 통하는 하루 캠페인을 함께 준비해 주고 계신 길스토리와 주말임에도 기꺼이 시간을 내어 참여해 주신 참가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