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화성 고양이 연쇄 살해]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 약식기소 검찰 규탄 기자회견

길고양이

[화성 고양이 연쇄 살해]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 약식기소 검찰 규탄 기자회견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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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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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1일 오전 11시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약식기소 처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용인 봉사하는 우리들, 안양시캣맘대디협의회, 수원시캣대디협의회가 함께 하여 검찰의 솜방망이 처분을 규탄하고 고양이 연쇄 살해범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검찰 사건 송치 3일만에 이루어진 약식기소 처분

경기도 화성시에서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받던 고양이 시껌스를 벽과 바닥에 내리쳐 살해하고, 하루 뒤 분양받은 고양이를 연달아 살해 후 유기한 사건이었습니다. 이틀만에 두 생명을 잔혹하게 죽인 동물학대범에 대해 검찰은 검찰 송치 3일만에 면죄부와 다름없는 벌금 500만 원형의 약식기소로 수원지방법원에 사건을 인계하였습니다.

5일 금요일 수원지검에 사건이 송치된지 3일만인 8일 월요일 이루어진 구약식청구. 과연 수원지방검찰청은 본 사건기록을 제대로 확인하기는 했을까요? 아니면 으레 동물학대는 벌금형이라는 구시대적 태도로 사건을 처리한걸까요.


이틀동안 두 마리 고양이 살해 후 또 다시 고양이 분양 시도

이 학대범은 시껌스를 살해한 다음 날 고양이를 분양받아 또 다시 살해하였으며 특히 하천에서 발견된 고양이 사체의 부검결과 두개골 골절 및 함몰, 뇌출혈 등 두대골 외상이 확인되어, 그 살해방식이 시껌스와 유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틀 동안 반복된 유사한 방식의 고양이 살해. 상습적인 동물학대 및 고양이 살해 또한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더욱 충격스러운 사실은 두건의 살해 이후 분양받은 새끼 고양이를 동물자유연대에서 구조하여 돌려주지 않자, 이제 학대범은 각종 카페,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고양이를 분양받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새끼고양이, 아픈 고양이를 위주로 집에 있는 고양이가 외로워하여, 고양이를 한마리 더 분양받으려 한다는 등, 거주지를 거짓말로 바꿔 가며 분양을 문의하고 있습니다.


학대범의 뻔뻔한 태도를 부추기는 검찰의 면죄부

뉘우침없는 학대범의 태도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학대범은 검찰의 약식기소 처분을 확인한 뒤, 더욱 뻔뻔한 태도로 동물자유연대를 향해 더 이상 여론몰이 하지 말라 이야기하고, 자신에게서 데려간 새끼 고양이를 돌려 주지 않으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법망의 허술함을 틈타, 또 다른 고양이를 분양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동물학대범이 온당한 문제제기를 여론몰이라고 칭하며, 자신의 고양이를 되찾겠다며 법적인 조치를 운운하는 이 상황. 동물학대의 불법성과 심각성에 대한 수사당국의 몰이해와 동물학대에 관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낳은 결과입니다.


커져만가는 주민들의 불안감과 분노

사건을 직접 접한 주민들의 분노와 불안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학대범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질 것이라 굳게 믿었기 때문에 단순 벌금형으로 이 사건이 종료될 수 있는 현 상황이 허망하다 말합니다. 여전히 학대범은 태연하게 시껌스가 살던 미용실 앞을 지나다니며, 길고양이들이 있는 거리를 거닐고 있습니다. 학대범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지 못합니다.


부디 법원이 학대범의 죗값을 엄중히 묻기를 바랍니다  

두 생명을 앗아간 동물학대범에 대해 법원이 법정에서 그 죗값을 엄중히 묻기를 호소합니다. 법원이 나서 검찰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고, 잔혹한 동물학대행위에 대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내려,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잡기를 요청합니다. 오늘 동물자유연대는 시민 여러분의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분노, 쓰러져 간 생명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간절한 마음이 담긴 12,260명의 탄원서를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요청이 닿기를 바랍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여, 직접 시껌스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하고, 학대범에 대한 강력 처벌을 호소한 주민분의 떨리는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기자회견을 함께하지 못하신 분들께 그 목소리를 그대로 전합니다. 


존경하는 법원장님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

저는 우리 동네의 마스코트인 시껌스가 살고 있던 곳의 주민 중 한 명입니다.

시껌스는 어느 동네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검정과 하얀 무늬가 섞인 턱시도 고양이였습니다. 저는, 시껌스를 만나기 이전에 고양이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딱히 싫어하지도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껌스라는 이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서 제 인생은 요 몇 달간, 고양이를 공부하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시껌스는 우리 동네 모두에게 그런 고양이였습니다. 주민분들이 지나가면 비가 오는 날에도 굳이 나와 한 번씩 인사를 하였고, 간식이나 먹을 것을 자주 챙겨주던 저는 늘 집 앞 공동현관까지 안전귀가를 시켜주던 아이였습니다.

이런 아이를, 지난 6월25일 새벽, 그 악마같은 사람이 죽였습니다. 그 사람은 경찰 진술 조사에서 고양이가 먼저 자신을 해하려 들어 시껌스를 홧김에 죽였다고 했습니다. 저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동네 주민분들께서 시껌스가 공격적인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홧김에 죽였다는 말에도 너무 화가 났습니다. 존경하는 법원장님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 이 사람은 지금 홧김에 생명을 죽였습니다. 이 말은, 이 솜방망이 같은 처벌이 앞으로도 도로 위의 생명들 외에 수 많은 다른 생명들 그리고 사람까지 해하고 죽이려 들지 모르겠습니다. 홧김에 남의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부시거나 해도 재물 파손죄로 구속시키는 경우가 허다한데, 생명을 죽였는데 약식기소라니, 정말 허무하고 허망 합니다. 고양이도 생명입니다. 사용하는 언어나 사고기관의 회로가 조금 다를지언정 같은 곳에서 함께 숨 쉬고 교감하며 살아가는 생명입니다.

현재 밝혀진 고양이 살해 사건만 두 건입니다. 사람을 죽였다면 연쇄살인마나 다름 없는데 그런 사람이 고양이를 입양했습니다. 우리는 이 사람이 도대체 왜 고양이를 죽인 날, 고양이를 입양했는지, 그 고양이로 무엇을 하려던 생각인지 알 수 없습니다. 동네 주민분들은 고양이를 해하던 범인이 점점 대범해져 노약자나 어린이를 공격할까 매일을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 사람 하나 때문에 동네가 흉흉해지고 주민들이 몹시 불안에 떨고 있는데, 약식기소 처분이 되어 밤이고 낮이고 이 사람이 계속해서 동네를 활보하고 다닙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시민의식이 깨어있는 문화선진국에 살고 있으면서 이런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사건에 대한 판결이 겨우 약식기소 라는 것이 너무나 참담하고 창피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존경하는 법원장님, 해당 사건을 부디 재고하셔서 정식재판을 통해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시기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다른 무고한 생명이나 사람이 다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고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