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벨루가]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 ② 벨루가 3마리는 지금

전시·야생동물

[벨루가]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 ② 벨루가 3마리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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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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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로 유명한 전남 여수, 여기 한화 아쿠아플라넷이 있습니다. 한화호텔&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국내 2번째로 큰 수족관이자 28034,000마리 해양 생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곳의 벨루가 2총사는 귀여운 외모에 온순한 성격으로 수족관에서 가장 사랑 받는 동물이자 여수 한화의 대표 마스코트입니다. 그러나 여수 한화 벨루가에게는 가슴 아픈 사연이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무엇일까요?


한화 아쿠아플라넷 벨루가, 너희들 어디서 왔니?

주로 배링해와 북극해, 캐나다 북부해역, 오호츠크 해, 그린란드 주변의 차가운 해역에 서식하는 야생 벨루가는 무리 생활을 하는 사회성이 강한 동물입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암컷과 수컷이 따로 무리를 구성하고, 번식기에만 모든 성별, 연령대가 모여 하나의 큰 무리를 만든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2011년 벨루가 루이, 루오, 루비는 당시 각각 1~3세의 어린 나이로 가족의 품을 떠나 2012년 5월 여수세계박람회를 7개월 앞둔 201110월, 러시아 틴노 연구소의 중계로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들여왔습니다. 당시 수입 허가서에 기재한 벨루가 반입 목적은 희귀종 보존 방안, 즉 <인공 사육 하의 번식 가능 여부에 대한 연구>와 수족관 전시를 위한 연구/상업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벨루가 반입 당시부터 드넓은 바다에서 살던 벨루가를 비좁은 수조에 가두고 연구하는 것 자체가 생태 왜곡의 결과물이며, 이는 연구의 신뢰성 문제로 이어진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은 바 있는데요. 게다가 '사육장 내 번식을 위해서는 수용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나,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 전시 수조는 공간이 너무 좁아 번식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의 보고서 내용은 벨루가 반입 목적이었던 연구가 애초에 어불성설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벨루가 루이, 루오, 루비는 지금

지난 2020년 7월 20일, 평생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 당한 벨루가 루이는 결국 좁은 수조 안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평균 40년에서 최대 50년까지 이르는 야생 벨루가 평균 수명에 비교하면, 12살의 루이는 매우 어린 나이에 폐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루이 폐사 이전부터 암컷 벨루가 루비의 건강 상태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는데요.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던 루이, 루오, 루비는 벨루가의 생태 특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수심 7m의 비좁은 수조에 무분별한 합사가 시도됐고, 이는 암컷 루비에 대한 수컷 루이, 루오의 반복되는 공격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루비는 주 수조가 아닌 작은 보조 수조에 격리 수용될 수 밖에 없었고, 주 수조보다 훨씬 비좁은 보조 수조에서의 사육으로 인해 루비의 척추 만곡증이 우려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우리는 지난 2016년부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벨리, 벨로의 죽음을 통해 좁고 열악한 수조 환경이 벨루가의 죽음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에 남은 루오, 루비가 바다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수족관은 고래 감옥이자 고래 무덤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 벨루가를 포함하여 국내 수족관에서 전시 중인 고래류에서는 몇 가지 공통적인 문제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모든 수족관의 공통적 문제는 좁은 수조 면적에서 시작됩니다. 수족관에서는 동물원수족관법의 사육 면적 기준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애초에 해당 기준은 하루 수 천 km를 이동하는 벨루가에게 턱 없이 부족한 기준입니다. 뿐만 아니라 청각이 예민한 고래류에게는 수조 밖 음악관람객의 함성건물 소음도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수족관에서는 이처럼 제한된 생활 환경과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해진 고래들에 대한 응급처치로 항생제, 면역 강화제 등을 과다 투약하기도 합니다. 또한 고래의 배설물이나 이끼 소독을 위해 수조 물에 염소를 첨가하는데, 이는 고래의 피부를 벗겨지게 하고, 심할 경우 시력을 잃게 합니다.

이미 수많은 이들이 수족관에서 벨루가와 돌고래를 만나고 접촉하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수조에 갇힌 채 무력하게 고통을 인내하는 벨루가, 돌고래 쇼와 체험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동물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해 점점 무감각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 없이 소비하는 전시, 공연, 체험 시설에서 그곳에 감금된 동물이 어디서 어떻게 잡혀왔는지, 포획과 이동 과정에서 어떤 고통을 겪으며 이곳까지 오게 되었고 이곳에서는 어떤 괴로움을 인내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벨루가를 좁은 감옥에 가두고, 사람과 동물이 수족관에서 맺는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관계를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외롭고 쓸쓸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벨루가 루이의 사태와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도록, 한화는 아쿠아플라넷에 남은 루오와 루비의 남은 삶에 대해 지금 바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벨루가는 바다로 돌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