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전시동물] 개장 6년 만에 폐업한 부산 유일 동물원, 삼정더파크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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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동물] 개장 6년 만에 폐업한 부산 유일 동물원, 삼정더파크 방문기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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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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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부산 지역에서 안타까운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부산 유일의 동물원으로 명성을 떨치던 삼정더파크가 4월 24일자로 폐업이 결정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2014년 4월 26일 부산어린이대공원 내에 개장한 삼정더파크는 총 158종 930마리(2019년 12월 기준)의 전시동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15년 동물자유연대가 한 식당의 수조에 갇힌 채 전시되던 샴 악어를 구조하여 삼정더파크에 보호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 일산의 한 식당에서 어항에 갇힌 채 전시되던 샴 악어
📂 자유를 되찾은 어항 속의 샴 악어 이야기

폐업한지 어느덧 20여 일의 시간이 흐른 상황, 부산 삼정더파크는 그리고 그곳에 남은 동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4월 14일, 삼정더파크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부산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삼정더파크, 남은 동물들은 지금


삼정더파크가 위치한 부산어린이대공원을 들어서자 동물원의 폐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공원 내부 여기저기 걸려있었습니다. 특히 동물원 입구에는 폐업 안내 대형 현수막이 붙어있어 일반인의 출입을 불허하고 있었는데요. 동물원 측에 사전 협조를 구한 탓에 활동가들은 바로 진입이 가능했습니다.

동물원 내부를 한참 올라가자 먼저 보호 중인 유기동물들이 활동가를 반겨주었습니다. 삼정더파크는 부산 지역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유기동물을 기증받아 보호하며,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유기동물 입양 절차에 따라 동물을 입양 보내고 있었습니다. 동물들을 보호 중인 공간은 운동장처럼 넓고 중간 중간 뜨거운 햇볕을 가릴 수 있는 그늘막과 파라솔 등도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내실도 별도로 설치되어 있어 동물들이 더위와 추위를 피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삼정더파크는 폐업 후에도 동물이 굶는 일 없이 최선을 다해 남은 동물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실제 활동가들이 동물원을 방문할 무렵에도 사육사 모두 내실을 돌며 청소와 건강 상태 파악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동물원 관계자는 동물자유연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부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의 건강과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폐업 전과 다름없이 직원 모두 동물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폐업한 동물원과 동물을 지키고 있었는데요.

다만, 삼정더파크는 폐업 후 계약 만료 및 해고 통보 등 직원 감축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동물원에 남은 동물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는 한계 상황이 올까 염려되는 지점입니다.


식당 수조에 갇힌 채 전시되던 샴 악어, 구조 5년 후

2015년 6월, 일산의 한 식당에서 악어가 어항에 갇혀 전시되고 있다는 제보가 동물자유연대로 접수되었습니다. 제보 사진 속 악어의 상태는 충격적이었는데요. 악어는 좁은 어항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고, 수조의 물은 분변과 녹조가 섞여 뿌옇게 변한 모습이었습니다.


어항 속 악어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1급(SITES 1)에 해당하는 샴 악어였습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샴 악어의 왼쪽 눈은 이미 외상으로 실명한 상태였는데요. 폭 30cm의 좁은 공간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얼마나 오랫동안 더러운 물 속을 머물렀을지 악어의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이었기에, 동물자유연대는 식당 주인이었던 악어 보호자를 수차례 설득했고 한 달여만에 악어의 구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악어를 보호할 멸종위기종 보호소가 국내 전무한 탓에 악어를 구조하더라도 보호할 시설이 없어 구조에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요. 당시 부산 삼정더파크의 협조로 구조한 샴 악어를 이송, 무사히 보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년이 흐른 지금, 샴 악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악어는 몰라보게 자란 모습이었습니다. 크기가 커진 것은 물론, 5년 전에는 볼 수 없던 느긋한 모습으로 활동가를 맞이했는데요. 이 악어는 사육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다른 악어들과도 무척이나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평생을 좁고 더러운 수조에 방치된 채 죽음의 위기를 견뎌야했던 샴 악어가 이처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악어를 걱정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제보해주신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여러분, 샴 악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은 동물을 위한 부산시 적극 대응 필요해

동물을 상업적 목적을 위해 전시하는 동물원, 수족관 등 동물 전시 시설은 더이상의 건립 또는 확충을 지양해야 합니다.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의 수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운영 중인 동물원 수는 2019년 기준 전국 110곳으로, 이는 최근 난립하는 체험 또는 실내 동물원 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 그 정확한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110곳 이상의 동물원에 동물들이 존재하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 쉬고 있다면, 그 시설과 환경은 동물의 생태적 습성을 충족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이 마땅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남은 동물의 안위를 우선으로 최선을 다하는 삼정더파크에 격려를 보내는 바입니다. 또한 부산시는 이번 사태 속 도의적 책임을 가지고 남은 동물 관리 및 동물원 운영에 파행이 오기 전, 단 하나의 생명도 희생되는 일 없이 적극 해결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부산시의 적극적인 대응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동물자유연대는 부산 삼정더파크 폐업 사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시민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