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야생동물

[PROJECT FREE: THE BEAR] 산골짜기 사육곰들의 신나는 단호박 파티 -강원도 화천편-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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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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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산골, 강원도 화천은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도시에서는 쉽게 맡아보기 어려운 꽃내음과 풀향기가 가득한, 수려한 산세 그리고 맑은 강줄기로 둘러싸인 이곳은 야생동물이 살아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화천에는 사육곰 농가가 무려 3곳이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곳에는 사육곰들이 비좁은 철장에 갇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요. 공기 좋고 물 맑은 대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 할지라도, 눈 앞의 풀 한 포기조차 만질 수 없이 살아가는 화천 사육곰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합니다. 비좁은 철장 안 숨 막히는 고통과 마주하고 있는 사육곰들을 위하여,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들이 조금이라도 무료함을 달랠 수 있도록 작은 것들을 먼저 실천하고자 곰보금자리 프로젝트와 함께 사육곰 농가 현장조사와 더불어 철장 안 해먹 설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만난 사육곰, 아리에게 전해준 작은 선물 ... 해먹!

아리가 지내고 있는 농가는 지난 번 동물자유연대와 곰보금자리가 현장조사를 위해 방문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당시 아리는 외부인에 대한 경계가 심해 제대로 얼굴조차 볼 수 없었고, 사람이 다가가면 위협적인 신호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아리를 위해 동물자유연대와 곰보금자리 프로젝트는 농장주와의 협의 끝에 곰벤져스 일원들이 제작한 해먹을 선물해 주기로 했습니다. 아리를 위한 해먹 설치 여정에 동행해준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과 함께,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미리 준비한 해먹을 설치하고 그동안 아리가 먹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과일들을 해먹 안과 그 주변에 여기저기 뿌려주었습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설치해둔 카메라에 잡힌 아리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정형행동, 위협적인 신호, 철장을 흔들고 활동가들을 매몰차게 대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천진난만한 얼굴로 해먹을 물어뜯기도 하고, 흔들기도 하고, 뿌려두었던 과일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해치워버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리의 곰생에 있어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즐겁고 가슴 설레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만난 사육곰, 쿠마와 구마


[위가 쿠마 아래는 구마]

아리에게 해먹을 설치해주고 난 후 동물자유연대와 곰보금자리 프로젝트는 다음 사육곰 농가를 방문했습니다. 이 농가에는 두 마리의 사육곰들이 있었고, 농장주가 던져준 고구마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쿠마와 구마라는, 곰들에게는 처음이자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쿠마와 구마는 개·돼지사료를 하루에 한 번씩 급여 받았고, 그 외에는 과일, 풀, 수박 껍데기 등을 간식으로 먹으며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정형행동은 물론이고, 낯선 사람이 두려웠는지 겁에 질려 내실로 도망가기까지 하는 모습이었지요. 하지만 그런 시간도 잠시뿐, 쿠마와 구마는 활동가들에게 금방 다가와 냄새를 맡으며 호기심을 보여주더니, 혀를 차면서 목탁소리와 같은 신호로 적대감이 없음을 우리에게 알리기도 하였습니다. 철장이 가운데 있었지만 사람 옆에서 누워 있기도 하고, 심지어 발라당 누워 배를 긁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쿠마와 구마는 참으로 매너 있는 곰들이었습니다. 쿠마와 구마는 이 농가에서 10년 가까이 지내고 있었는데, 이는 이제 머지 않아 정책상 도축이 가능한 나이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농장주 또한 쿠마와 구마를 처분하길 바라고 있기에 이 곰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줘야 할 시기를 하루 빨리 앞당길 수 있는 대안이 무엇보다 시급할 것입니다.


하이라이트! 19마리 사육곰 남매들의 단호박 파티

다음 방문한 농가는 19마리의 사육곰 남매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지난 번 동물자유연대가 농가를 방문했을 때, 사육곰들은 군부대에서 먹고 남은 음식물을 먹으며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시멘트 우리와 음식물 쓰레기, 사육곰의 일생 되짚어보기 Click!

동물자유연대와 곰보금자리는 사육곰 남매들을 위해 근처 마트에 들려 단호박을 구입했습니다. 사육곰들의 식사 시간에 맞춰 단호박을 사육곰들이 먹는 음식에 곁들여주자 단호박 파티가 시작되었습니다. 입으로 으깨서 손에 흩뿌려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는 곰, 단호박만 물고 내실로 들어가 혼자 몰래 먹는 곰, 맛있는 건 나중에 먹으려는 듯 단호박을 아껴먹기도 하는 곰까지, 각각 다양한 방법으로 취향에 맞게 단호박을 먹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단호박은 사육곰들에게 어떤 효능이 있을까요? 단호박은 건강식으로 많이 쓰이는 채소입니다. 단호박 성분에 담긴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 좋은 영양소를 공급해 주기도 합니다. 높은 당질과 영양분에 비해 열량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항상 염분만이 가득한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사육곰들에게 단호박은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과채류 중 하나입니다. 그 뿐 아니라 단단한 껍데기와 동그란 모양의 단호박은 사육곰들이 먹기도 하고, 굴리면서 가지고 놀기 때문에 이 순간 만큼은 곰들이 무료함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사육곰들이 긴 세월 동안 겪어온 비극을 끝내려면 지금 이 비좁은 철장을 벗어나 보다 넓고 좋은 환경으로 보내주어야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어려운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일련의 활동들을 통해 사육곰들이 생츄어리로 가는 그날이 하루라도 앞당겨질 수 있도록 동물자유연대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동물자유연대는 곰보금자리 프로젝트와 함께 화천, 남양주, 동해에 있는 사육곰들에게도 해먹과 단호박을 선물할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댓글


양은경 2019-06-23 01:07 | 삭제

자유를 향한 (문득 지어낸)'곰프리'젝트를 응원합니다.
저녁을 굶어서 배는 꼬르륵대는데 먹는 모습에 마음은 까르륵 넘어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