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구는 견주로부터 버려져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주인만 기다리며 길 위에서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땡구를 발견한 제보자는 땡구를 구조하기 위해 여러모로 애를 썼습니다. 공원과 아파트 단지 등에 전단지 수십여 장을 붙여 땡구의 동선을 추적했고 70명이 넘는 지역 주민들을 모아 구조 방법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공원에 있는 테니스장으로 유인해 보기도 했으나 땡구는 울타리를 뚫고 쏜살같이 도망가 버렸고 사설 유료 단체에도 두 번이나 돈을 지불해 구조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두 번 다 실패로 돌아가는 바람에 땡구의 경계심만 최대치로 높이고 말았다고 합니다.
땡구 구조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됐습니다.
1. 땡구의 활동 반경이 넓어 먹이 통제가 쉽지 않다는 점.
2. 견주로부터 유기된 기억과 세 번의 포획 실패로 사람과 포획틀에 대한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진 상태라는 점.
활동가들은 땡구가 자주 나타나는 곳에 포획틀을 설치했습니다. 양쪽 입구를 열어놓고 제보자와 지역 주민들의 협조를 받아 산책하는 반려견들이 포획틀을 통과하는 모습을 땡구에게 자주 보여주도록 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났음에도 땡구는 여전히 포획틀에 접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과 포획틀, 차량에 대한 경계심이 모두 높아 땡구를 구조하기에는 한참 더 시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겨울은 추운 날씨를 계속 불러왔고 교통사고를 당할 뻔하기도 하고 다른 개에게 물릴 뻔하기도 하는 등 땡구를 위험에 빠뜨리는 요소들이 늘어나고 있었기에 무작정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현장을 찾았을 때 땡구는 산책하던 다른 개와 함께 포획틀 앞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포획틀에 들어가지는 않았으나 다른 개를 너무 좋아하는 땡구의 모습에 이를 이용하면 좋을 듯했습니다.
산책하던 십여 마리의 산책견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땡구는 하루 종일 포획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포획틀에 대한 경계심을 낮출 시간을 줘야 하나 싶을 때쯤, 땡구가 가장 좋아한다는 소솜이가 산책을 나왔습니다. 소솜이와 간식의 도움으로 결국 포획틀 안으로 들어온 땡구는 무사히 구조되어 곧바로 안전한 보호처로 이동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땡구는 모두에게 큰 선물이 되어 주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제보자와 적극 협조해 준 지역 주민들, 포획틀 안으로 땡구를 불러 결정적 도움을 준 소솜이에게 깊은 감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