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고기’라고 불리는 동물도 살고 싶습니다

농장동물

‘고기’라고 불리는 동물도 살고 싶습니다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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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2.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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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28) 오전, 동물자유연대는 경북 구미의 어느 도로를 달리던 트럭에서 탈출한 돼지가 구조돼 보호소에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제보자는 구미시에서 안락사를 빠르게 논의 중인 듯하다며 지자체와의 신속한 소통을 부탁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구미시 동물방역팀에 바로 전화를 걸어 돼지의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으니 안락사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동물방역팀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병원균이 확인된 건 아니지만 감염 위험을 고려해 오늘 오전(2/28,금) 중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고, 현장에서 이미 진행 중일 수도 있으니 돼지가 있는 옥성면의 보호소에 전화해보라 했습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다급하게 옥성면의 보호소에 전화를 걸어 안락사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보호소에서는 돼지가 이미 안락사되었고 동물방역팀이 사체를 수거할 예정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오직 살고 싶다는 의지로 달리는 트럭에서 뛰어내린 돼지는 결국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했습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돼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 여럿 있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현장에서 다리가 부러진 채 쓰러져있던 돼지를 발견한 시민 분은 돼지에게 물과 핫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돼지와 눈을 맞춰보았고, 돼지에게 물을 주니 1L가 되는 양을 단숨에 마셨다고 이야기하는 목소리에서 연민과 슬픔이 묻어났습니다. 


현장에 출동해 돼지를 구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던 구미시 지역 단체 ‘반려동물구조협회’ 또한 인근 농장이나 개인에게 보호를 맡길 곳이 있을지 찾아보았으나, 질병 감염 가능성을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협회는 보호소로 이동한 뒤에도 지자체에 적극적으로 보호를 요청하며 돼지를 살릴 방법을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고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동물을 구할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골절 부상의 고통과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주변 농가 피해 우려 등을 이유로 돼지는 3일만에 안락사됐습니다. 이토록 애달픈 죽음을 겪으며 농장동물의 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비록 음식이라 불리는 동물일지라도 삶을 누릴 일말의 기회조차 주어지기 어려운 지금의 현실에 우리는 끝없이 의문을 제기해야 합니다. 공고한 사회에 균열을 만들 수 있도록 그들이 처한 상황을 더 많이 알려야 합니다. 


돼지에게 온정을 베풀고 구조를 위해 노력하신 시민 분들과 반려동물구조협회에 감사드립니다. 도살장으로 가는 트럭에서 탈출했지만 결국 세상을 떠난 돼지를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그 기억을 동력삼아 농장동물의 현실을 계속 조명하고, 그들의 삶을 조금씩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 방법을 계속 찾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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