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가에 마른 핏자국이 선명한 아치😥
오늘의 주인공은 아치입니다. 아치는 5년 전, 동물자유연대 본국 마당에 갑자기 나타나 원래 지내던 고양이들을 쫓아내고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 바람에 이름이 (냥)아치가 되었지요.
그러나 싸움 짱 아치도 피해갈 수 없는 질환이 있었습니다. 바로 구내염입니다. 고양이 구내염은 구강 또는 혓바닥이나 목구멍까지 염증과 궤양을 유발하는 병으로 심한 고통을 수반합니다. 구내염의 증상으로는 악취, 침 흘림, 잇몸 부어오름, 음식 거부 등이 있는데요. 동네고양이의 구내염 유무는 육안 상으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내염이 발생한 거리의 고양이들은 제때 치료 받지 못해 이미 증상이 악화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구내염이 심해진 고양이는 침을 매달고 있거나, 입 주변에 핏물이 말라 붙어 있기도 합니다. 종종 혀를 내밀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증상이 깊고 심할 경우 통증으로 그루밍(고양이가 혀로 몸을 단장하는 행위)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털이 뭉치는 등 외관상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지요.
아치는 햇살이 잘 드는 자리를 사랑합니다🧡
고양이 구내염의 원인으로는 치주 질환의 악화, 면역계 이상, 고양이 감기라고도 불리는 칼리시 바이러스가 꼽힙니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약물 치료, 스케일링, 발치의 단계로 진행되는데요. 발치의 경우 염증이 한 부위에서 점점 입 안 전체로 퍼지기 때문에 위험 부위의 치아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혀와 목구멍까지 이미 염증으로 부어오른 상태라면 고양이는 심한 통증으로 인해 먹는 걸 거부하거나 염증으로 인한 지방간이 유발될 수 있기에 구내염의 적절한 치료는 고양이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활동가들은 증상을 보이는 아치를 포획하여 진료를 수차례 받았습니다. 아치는 사람 손을 전혀 타지 않을뿐더러 치아를 발치할 경우 길 생활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스케일링만 진행했는데요. 고양이 구내염은 완치가 어려운, 재발이 쉽게 일어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아치는 종종 입 주변 침이 가득한 채 앞 마당을 찾아왔습니다. 그때마다 활동가들이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캔에 섞어 아치에게 먹였지만, 아치는 애 타는 활동가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항상 약을 섞은 캔을 먹다 말고 자리를 떠버리고는 했는데요. 하지만 활동가들은 아치를 마주칠 때마다 적정량의 약을 나눠 아치에게 건넸고, 사람을 피하는 아치를 위해 거리를 유지하며 길목 마다 약 그릇을 옮겨주는 끈질김으로 아치는 조금씩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내염이 호전된 모습의 아치
구내염은 고양이의 면역력이 낮아지면 쉽게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쌀쌀해지는 가을, 추운 겨울이면 구내염 증상을 보이는 동네고양이를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할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평소 보살피는 동네고양이들이 환절기나 추운 계절에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사료를 챙겨주며 영양제를 함께 급여하는 등 조금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고양이의 구내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 구내염은 완치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고양이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며 길에서 특별한 관리나 보호 없이 살아가야 하는 동네고양이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질환이 되기도 합니다. 바쁜 일상 속, 잠시나마 그들의 건강을 살펴보시는 건 어떨까요? 동네고양이에게 건네는 짧은 관심만으로 그들의 삶은 더욱 건강하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나는야 MODEL 아치😍
아치에게 이제 봄 햇살이 내리쬡니다. 구내염을 앓고 있는 아치는 아픈 날이 많고, 걱정하며 챙겨주는 활동가들마저 피해다니면서 항상 경계 태세를 유지합니다. 이 시간들이 아치에게 너무 고생이지는 않을지 걱정이지만, 아치가 사랑하는 햇살처럼 아치가 접하는 세상이 아치를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아치뿐만 아니라 모든 동네고양이가 햇볕을 누리는 시간 만큼은 평온하기를, 그리고 더욱 많은 사람의 관심과 도움의 손길로 그들의 삶이 따스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박수연 2020-05-07 01:35 | 삭제
햇살쬐며 사람이 지나가도 편안한 모습으로 햇빛을 쬐고 비가오면 비를 피할 따뜻한 곳이있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물을 위협하지않고 학대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없어지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