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의 왕', '라이온킹' 등 우리에게 익숙한 사자가 멸종위기종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8월 10일, 세계 사자의 날은 멸종위기종인 사자를 기념하고 보호하기 위하여 사자 보전 단체들이 모여 만든 날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남아있는 야생 사자의 숫자를 약 23,000~39,000마리로 추정하며 계속해서 숫자가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자는 왜 멸종위기종이 되었을까
[출처] 윌터파머의 페이스북
사자가 멸종위기종이 된 이유는 다양합니다. 인간의 자연 파괴로 인한 서식지 및 먹잇감 감소 등이 그 이유인데요. 트로피 헌팅(사냥)의 대상으로써 총구가 사자를 겨누고 있다는 것 역시 사자가 멸종위기종이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트로피 헌팅은 사냥하고 싶은 동물을 선택해 사냥하는 관광 상품의 일종으로 미국, 영국 등의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저 인간의 오락과 유희를 위해 동물에 대한 사냥이 이루어지는 건데요. 해외 동물단체는 이러한 행위를 거세게 비난하고 있지만, 여전히 트로피 헌팅은 관광 상품으로써 성행 중에 있습니다.
우리가 만난 사자의 모습
대구의 한 실내 동물원에서 생활하는 사자
지난 4월, 동물자유연대는 코로나19로 인해 먹이 급여가 원활하지 않았던 대구 실내 동물원을 찾아 그곳에 머무는 동물들의 모습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실내 동물원에서 동물자유연대가 만난 사자는 갈비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고, 콘크리트 벽과 유리 문에 갇혀 구경 거리로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를 아는 듯 공허한 눈빛으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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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헌팅 대상으로서의 사자와 동물원 구경 거리로서의 사자. 둘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즉시 죽이느냐, 즉시 죽이지 않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야생동물인 사자를 오로지 인간 유희의 목적으로서 바라본다는 건 같습니다.
우리가 야생으로 돌려 보낸 사자의 모습
미국 생츄어리 TWAS에서 생활하는 해리
동물자유연대는 2018년,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사자 가족인 다크, 해리, 해롱이를 구조해 미국의 생츄어리 TWAS(The Wild Animals Sanctuary)로 이주시켰습니다. 사방이 콘크리트였던 곳에서 벗어나 넓은 초원을 거닐고 풀과 흙 위에서 쉬고 있는 사자 가족의 모습은 훨씬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보였는데요.
야생에서 트로피 헌팅이라는 관광 상품의 대상이 된 사자와 동물원에 갇혀 체험 대상이 된 사자, 그리고 생츄어리에서 사자답게 살고있는 사자들의 모습을 이어 바라보니 각각 다른 사자들의 삶이 '왜 달라야 할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인간의 이기와 욕심이 사자의 삶을 결정짓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사자뿐 아니라 수많은 멸종위기 동물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기까지, 인간은 그들의 삶에 자주, 그리고 많은 영역으로 침투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자의 날인 오늘, 그들의 삶에 우리 인간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삶을 어떻게 결정 짓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