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공동기자회견] 퇴역경주마를 위한 복지 대책 마련하라!

농장동물

[공동기자회견] 퇴역경주마를 위한 복지 대책 마련하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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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0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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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1월 7일은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사망한 말 마리아주(예명 : 까미)의 2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마리아주가 사망하고 2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달라진 것 없는 사회를 향해 동물자유연대는 다시 한번 퇴역 경주마 복지 수립을 외치기 위해 동료 단체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기자회견 자리에서 있었던 동물자유연대의 연대 발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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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동물자유연대는 제주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여름 동물자유연대가 폐축사에서 구조해 보호하고있는 ‘별밤이’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경주마로 뛰다 은퇴한 별밤이는 승마장을 전전하다가 더 이상 사람을 태우지도 못할 만큼 몸이 망가지자 허물어져가는 축사에 버려졌습니다. 함께 버려진 두 마리 말은 현장에서 굶어죽었고, 같이 구조된 말 ‘도담이’는 제주로 이동한 지 4개월 쯤 지났을 무렵,구조 당시부터 심각했던 상처가 악화되어 사망했습니다. 제주의 드넓은 초지 위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별밤이의 모습을 보며, 미처 동물자유연대의 손이 닿기 전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말들을 생각했습니다. 또 작년 초 세상을 분노와 슬픔으로 들끓게 했던 마리아주의 죽음도 다시금 떠올렸습니다. 

티비 화면에 송출된 마리아주의 처참한 죽음을 목격한 뒤 2년 동안 동물자유연대는 많은 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폭염 속 뙤약볕 아래에서 마차를 끌기도 하고, 경찰청 소속으로 국가 행사에 동원되다 폐마 처리 후 허허벌판에 방치되기도 했습니다. 병들고 상처입은 몸으로 종일 사람을 등에 태우고 빙글빙글 돌기도 했고, 유명 관광지에서 관광객들의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말들이 아무리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어도 우리는 그들을 구할 수 없습니다. 말 산업을 키우고 덩치를 불리기 위한 ‘말산업 육성법’은 있어도 산업에서 착취당하는 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 조항은 한 줄도 없기 때문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마리아주 사망을 공론화한 뒤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말 복지를 위한 법 조항을 단 한 줄이라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착취당하는 말들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은퇴한 경주마, 경찰기마대 퇴역마, 승마체험시설에 사는 승용마 등 세상의 눈에 잘 띄지않았지만 어디에나 있었던 그들의 소식을 열심히 전했습니다. 그 결과 말 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는 점점 높아졌고, 국회에도 관련 법이 발의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법을 처리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할 이들이 손을 놓고 있는 동안 말들의 열악한 처지는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은퇴한 경주마에게 닥친 참혹한 죽음이 세상을 뒤흔든 뒤에도 그 후 2년 간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는 사실은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이용한 동물이 여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소유자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은 과도한 요구가 아닙니다. 국회는 태만하지말고 동물보호법 개정안 즉각 처리하십시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 말산업 종사자들은 경주마 복지를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2년 전 고통 속에서 쓸쓸히 숨을 거둔 마리아주에게 깊은 사죄를 전하며, 그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마리아주가 남기고 간 무거운 숙제를 기꺼이 걸머지고, 말 복지 체계가 제대로 확립되는 날까지 활동을 멈추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