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9일, 동물자유연대는 은평구청에 체험식 미니동물원의 취소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발송했습니다. 은평구청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5월 1일 ''영·유아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날 행사’에서 느림보원숭이·긴팔원숭이를 포함한 멸종위기동물을 구청 광장에 전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동 동물원은 동물의 복지를 크게 저해하고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생태적 행사입니다. 특히 원숭이같은 국제적멸종위기종의 전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양도/양수 신고 누락 같은 위법 가능성 마저 있습니다. 하지만 은평구청은 미니동물원 부스를 취소하기는 커녕 문제가 되는 느림보원숭이와 긴팔원숭이만 빼고 다른 동물을 전시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은평구청 광장 부스에 전시된 동물들>
행사 당일, 은평구청 광장을 찾았습니다. 광장은 가족 단위 인파가 가득했습니다. 부스 한 줄을 채운 미니 동물원에는 말, 돼지부터 시작해 스컹크, 코아티, 비단뱀, 앵무새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부스 크기의 반 정도 되는 공간에 동물들이 놓여 있었고 일부는 몸만 겨우 돌릴 수 있는 크기의 뜬장에서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다가가지 못하게 임시로 경계선을 쳐놨으나, 어린이들이 서로 만져보겠다고 펜스 안으로 넣는 손을 막기에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은평구청의 멸종위기종 전시 중단 알림문, 그러나 현장에는 13마리의 국제적멸종위기종이 전시되고 있었다.>
은평구청은 느림보원숭이나 긴팔원숭이 같이 문제 되는 멸종위기종은 전시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현장에는 코아티, 친칠라, 앵무새, 비단뱀, 설가타육지거북 등 총 13마리의 국제적멸종위기종(CITES)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구청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거짓 안내문을 게시한 것입니다.
<동물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경계선을 넘어간 어린이>
<좌측상단 부터 시계방향으로 국제적멸종위기종 금강앵무(1급), 레오파드 거북(2급), 토끼(멸종위기 아님), 테구도마뱀(2급), 버미즈파이톤(2급)>
야생동물을 직접 보고 만지는 것은 진정한 생태 교육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갇혀 있는 야생동물을 보며 자기보다 약한 존재는 가두고 만져도 된다는 비교육적인 관념을 배울 수 있으며, 숙련되지 못한 동물과의 접촉은 동물 폐사의 원인이 되거나 예민한 동물이 아이들을 공격해 부상을 입는 요인이 됩니다. 특히 파충류의 접촉은 영·유아들에게 굉장히 위험합니다. 파충류는 살모넬라 인체감염의 주요 경로로서 감염 시 출혈을 동반한 설사, 구토, 고열, 경련성 복통과 함께 심한 경우 패혈증과 뇌수막염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2013년 질병관리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면역력이 약한 5세 이하 어린이는 파충류를 만지지 말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은평구청은 이동 동물원 행사를 강행함으로서 아이들에게 동물보호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영유아의 안전을 위협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국제적멸종위기종을 전시한 은평구청의 위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부에 민원을 제기하였으며, 위법 행위 확인 시 경찰에 고발할 예정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최근 어린이집, 키즈카페 등을 대상으로 유행하는 이동식 동물원을 근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첨부파일 : 은평구청 ''미니동물원'' 행사 개최에 대한 의견서
임정민 2016-05-08 09:47 | 삭제
정말 문제입니다. 서울시 구청에서 저렇게 생각없는 행동을 하니 지방은 더 심하겠죠 ㅠㅠ 이동식 동물원 꼭 없어지고 아이들이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