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월 4일) 한화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9월 27일에 한화아쿠아플라넷의 푸른바다거북을 방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해양동물구조치료전문기관''으로 지정된 점을 이용해 정치망에 걸린 푸른바다거북을 치료 명목으로 데려와 2년간 전시용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올해 초부터 ''한화 아쿠아플라넷의 전시 환경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사육시설의 개선과 함께 푸른바다거북의 방류를 촉구해 왔습니다. 9월 5일에는 여러 시민단체들과 함께 한화 본사를 찾아가 바다거북 방류를 요구하는 항의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한화의 푸른바다거북 방류 결정은 참여하고 응원해주신 많은 시민들의 비난과 요구에 대한 반응입니다.
<사진, 9월 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청계천로 한화 본사 앞에서 열린 아쿠아플라넷 바다거북 방류 요구 기자회견>
지난 2012년 7월 한화아쿠아플라넷은 제주도 정치망에 걸린 멸종위기종 고래상어를 풀어주지 않고 전시용으로 포획했다가 40일만에 폐사시키는 등 호시탐탐 희귀한 야생해양동물 전시를 통한 자사홍보에 집착해왔습니다. 그러던 2012년 9월, 국제법으로 상업적 거래가 금지된 푸른바다거북이 정치망에 걸렸다는 신고가 들어오자 한화측은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바다거북을 수족관에 데려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상업적 전시에 이용해온 것입니다.
한화 측은 ''9월 27일에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부 해양관리공단, 제주도청 등과 함께 기자단을 불러 방류 행사를 가질 것''이라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는 푸른바다거북을 다시 한 번 기업 이미지 쇄신과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비윤리적인 행위입니다. 한화는 방류를 자축할 것이 아니라, 동물을 교묘한 술수로 야생에서 조달해 전시하며 상업적 이윤을 남긴 것을 사과하고, 원래 포획된 장소에 최대한 조용하고 안전하게 방류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약속해야 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포획, 전시되었던 동물을 다시 되돌려 놓는 너무나 당연한 조치가 돈에 눈이 먼 기업의 홍보 행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할 것을 한화 측에 요구하며, 관계 기관들에게도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홍보 행사에 협조하지 않을 것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영국,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야생 해양동물을 치료 후 방류의 목적으로만 포획할 수 있고, 치료기간은 30일에서 최대 60일로 제한되며, 치료 중인 동물은 관람객에게 절대 전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화 아쿠아플라넷은 치료가 끝난 동물을 방류하지 않아도 처벌 규정이 없는 국내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치료가 끝난 바다거북을 계속 전시해 왔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수족관에서 법의 허점을 이용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동물들을 구조라는 이름으로 포획해 전시하는 행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해양동물의 구조 치료 뿐만 아니라 방류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에 ''구조대상해양동물의 방류 지침'' 마련과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또한 한화아쿠아플라넷이 바다거북과 같은 형태로 편법 포획한 상어, 유리장에 밀폐 전시하는 재규어, 전시 스트레스로 심각한 이상행동을 보이는 바다코끼리, 부모를 잃은채 고아원에서 데려왔다고 거짓말한 흰고래(벨루가) 등 아쿠아플라넷에 산적한 문제들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한화아쿠아플라넷의 방류 선언이 부디 시민사회의 지적을 모면하기 위한 단편적인 조치가 아니라 동물의 복지와 생태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수족관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