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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고성 산불 1년, 화마의 현장을 다시 찾다 ② 재난 대응, 반려동물 안전도 함께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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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0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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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비는 저에게 자식입니다. 1년 전 기억으로 고통받고 있는 금비를 볼 때 마다 속상해서 죽겠어요. 
가족 같은 반려동물도 재난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야 이런 비극이 또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요."


고성 산불 1, 다시 찾은 금비 보호자는 아직 재난 트라우마에서 회복되지 못한 금비가 안쓰러운 한편,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가득 걱정을 하셨습니다. "재난 시 동물에 대한 보호와 다치거나 죽은 동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둔 사람들이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201944,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큰불은 울창했던 산과 동해안에 자리 잡은 416가구의 삶 또한 송두리째 태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반려동물과 소, , 돼지 등 수많은 동물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화재 현장은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집이 있던 자리에 임시 거주 시설이 들어서고, 무너진 집은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하지만 화마가 휩쓸고 간 흔적은 마을에도, 주민들에게도, 화마를 피한 동물들에게도 남아 있습니다. 심한 화상을 입었던 개는 여전히 회복 중이었고, 불길에 겨우 목숨만을 구했던 개는 연기를 마셔 몇 달 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1년이 지나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던 주민들이 되려 활동가에게 묻습니다"또 재난이 닥치면, 우리 반려동물은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나요?"

 

더 자주, 더 다양해지는 재난재난 시 동물구호 및 보호 대책은 없어

대규모 산불, 홍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에 이르기까지 재난의 유형은 더 다양해지고 더 자주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난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깁니다. 해외 국가들은 재난 대응 대책에 사람과 늘 함께 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대책을 포함하는 추세이며, 재난의 단계에 따라 반려인이 따라야 할 행동 지침과 반려동물의 구호와 보호를 위한 지원을 담은 대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재난의 예방과 발생 시 대피 요령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애완동물 재난대처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 소유자들이 가족 재난 계획에 동물 항목을 포함시켜 자발적으로 대비할 것을 안내하며 '애완동물은 대피소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유념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재난 시 동물 보호 책임은 오롯이 동물 소유자에게 있으며 정부 차원의 대책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려견과 함께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 토루 야마나카 게티 이미지>

미국, 영국, 호주, 일본의 경우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재난 발생 전과 후 등 재난의 단계와 동물 축종별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재난 시 동물을 외부에 두는 행위는 1급 경범죄로 처벌하기도 합니다. 또 재난 시 동물의 구조, 보호를 위해 민간 동물보호단체와 긴밀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호주, 일본의 재난 시 반려동물 안전 대책>


고성 산불 1, 소중한 생명 지키는 반려동물 안전 대책 포함된 재난 대응 대책 시급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발표한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에는 반려동물 동반 대피요령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작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함께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이 지정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고성 산불 이후, 반려동물에 대한 재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반영된 내용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동물자유연대가 행정안전부에 확인한 결과 고성 산불 이후 해당 내용을 논의하는 TF회의에 참석한 것 외에, 이후 조치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물론 행정안전부 차원의 별도 대책 마련 계획은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고성 산불 발생 후 동물자유연대는 피해 동물에 대한 치료비를 지원한 데 이어, 코로나바이러스 19로 격리 및 입원 치료중인 반려인의 반려동물에 대해 사료와 호텔링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민간영역에서의 재난 지원을 넘어, 어떠한 형태의 재난이든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현 재난 대응 대책에 아래와 같은 반려동물의 안전 대책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반려동물의 안전을 포함한 재난 대응 대책📋

1. 재난 발생 전-발생 시-발생 후 단계에 따라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한 반려인의 행동지침 마련
2. 반려동물 축종별재난 유형별 대응 대책 수립
3. 반려동물 동반 대피소반려동물용 구호물품반려동물 재난피해 지원
4. 재난 상황에 남겨진 동물의 구조 위해 동물보호단체 및 수의사회와 같은 민간영역과의 협력체계 구축



<2019년 4월 고성, 불타버린 집 앞의 어미 개와 새끼들>

지금 우리는 1년 전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던 고성의 산불에 이어 국내 확진자 약 1만 명, 사망자 169명을 낸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재난과 싸우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 대혼란 속, 반려견이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소문으로 많은 동물들이 버려지기도 하고, 반려인의 격리 치료로 인해 홀로 남겨 지기도 하는 등 동물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 우한에서는 반려동물을 두고 떠날 수 없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을 두고 떠나지 못하거나, 남겨진 반려동물에게 밥을 주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재난은 분명 위협적이나, 생명을 살리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꺾을 수 없습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이라는 또 다른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 시 반려동물의 안전에 대한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우리 사회에 재난 대비 반려동물 안전망 구축을 위한 담론을 만들고, 정책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