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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2020년, 불법동물생산업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 경북 영천 불법번식장 구조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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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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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조차 없는 황량한 비닐하우스 안 오물과 먼지가 가득 쌓인 뜬장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뜬장 속 80여마리의 개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속 전경은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주 방문한 경북 영천의 한 불법번식장의 모습입니다. 2020년 새해에 방문한 불법 번식장의 모습은 2016년 동물자유연대의 폭로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던 '강아지 공장'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비위생적인 번식장의 환경과 뜬장 속 개들의 모습]

동물자유연대는 타 단체와 함께 경북 영천의 한 불법번식장의 개들에 대한 구조를 진행했습니다. 고가 밑 허허벌판 비닐하우스에 있던 번식장은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이나 들어선 후에야 발견 할 수 있을 정도로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비닐 천막 속에는 심한 악취와 함께 개 짖는 소리가 가득했고 오물과 먼지가 쌓인 뜬장 안에서 개들은 제대로 서있지도, 앉아있지도 못한 채 짖기만 하였습니다. 오랜 뜬장 생활과 열악한 환경 탓인지 일부 개들은 다리를 절거나 뒷다리가 없어 제대로 걷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암수 구분없이 사육한 탓에 임신 가능성이 보이는 암컷이 여럿 있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있거나 임신가능성이 보이는 20마리의 개를 우선 구조하였고 기본 검사와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즉각 이동했습니다.

[구조활동 중인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불법번식장에서 구조된 개들의 모습]

2016년 강아지 공장의 실체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을 계기로, 불법 동물생산판매 근절을 위해 2017년 3월 다음과 같이 동물보호법이 일부 개정되었습니다. 

① 신고제였던 동물생산업을 허가제로 전환

 영업자 매년 1회 이상 정기점검, 점검결과 보고 의무
 무허가 영업 벌칙 강화 (100만원 이하 벌금 ▶ 500만원 이하 벌금)

개정된 법안은 2018년 3월부터 시행되었으며, 불법 동물생산업체가 동물보호법에 따른 시설 및 인력 기준을 준수하고 생산업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18개월 즉 19년 9월 23일까지 유예기간이 주어졌습니다. 기간 내에 관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됩니다.

유예기간 이후 지자체가 단속을 시행하여 불법 동물생산업체를 적발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으로, 앞으로 경북 영천의 사례와 같이 곳곳에 남아있던 불법 동물생산업체들이 연이어 적발, 폐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번식장 내 동물들의 구조 및 보호는 여전히 동물보호단체와 같은 민간 영역이 떠안아야 하는 현실입니다. 불법 동물생산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과 더불어 남겨진 동물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의 유예기간 중이었던 2019년 1월, 동물자유연대는 평택의 한 불법번식장에서 치와와 64마리를 구조했습니다. 평택 불법번식장 구조 후 꼭 1년만에 또 다시 불법번식장을 마주했습니다. 동물보호법 개정 2년이 다 되어가고 유예기간이 종료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불법 번식장은 이처럼 곳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불법번식장 근절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 단속과 폐업 명령이 필수입니다. 지자체는 매년 1회 이상 동물생산업체에 대한 정기 점검과 그 결과를 농림축산식품부에 보고하여 불법 동물생산업 근절을 위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적극적인 제보 또한 불법 동물생산업 근절에 큰 힘이 됩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생산업은 채광 및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동물을 사육해야 하며 사육설비의 바닥은 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등 동물생산업 관련 시설과 인력, 영업자의 준수사항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불법 동물생산업체로 의심되는 곳을 발견한 경우 지자체 동물보호팀에 제보하여 현장 방문을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펫샵의 유리창 너머 보이는 작고 예쁜 동물들이 어디서 오는지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어쩌면 열악한 환경에서 생산의 도구로만 이용되는 동물들의 삶이 감춰져 있을지 모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끔찍한 강아지 공장의 악몽이 이제는 먼 옛날 이야기가 되도록, 지자체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불법 동물생산업에 대한 감시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