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앞바다를 헤엄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삼팔이(D-38)와 삼팔이의 새끼, 사진제공 : 이화여대 장수진>
전시·야생동물
Animals used for entertainment
동물을 상업적 목적을 위해 전시하는 동물원과 수족관에 반대합니다. 전시환경 개선으로 동물 복지를 증진시키고 동물쇼, 체험전시 등으로 동물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일을 중단시키기 위한 캠페인 및 입법 활동을 전개합니다.
[논평]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삼팔이'의 출산을 축하하며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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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4.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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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삼팔이’의 출산을 축하하며
지난 2016년 4월 18일, 제주 앞바다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2013년 ‘제돌이’와 함께 제주 앞바다에 야생 방류된 전시 돌고래 ‘삼팔이(D-38)’가 바다에서 새끼를 낳은 것이다. 제주대-이화여대 돌고래 연구 팀은 지난 달 28일 삼팔이와 1m 크기의 새끼 돌고래가 바짝 붙어서 헤엄치는 ‘어미-새끼 유영자세’(mother-calf position)을 최초 목격한 뒤, 4월 15일까지 줄곧 이러한 헤엄을 유지해 삼팔이가 번식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의 전시 돌고래 야생방류 후 번식 성공인 것이다.
2012년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 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제주 퍼시픽랜드의 ‘춘삼이’, ‘삼팔이’의 불법 포획이 세상에 알려진 후, 동물자유연대는 전시 돌고래 방류운동을 시작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헤쳐나가야만 했다. 쇼를 하던 돌고래를 바다에 다시 돌려보내는 것은 당시 국내에서 시도된 적이 없었고, 세계적으로도 아주 드문 일이었다. 국내 해양전문가들은 해외에서 4년 이상 전시되던 돌고래가 방류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야생 방류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고, 일부 언론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제돌이 방류 결정을 세금 낭비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언론의 비난에 편승해 돌고래 방류를 반대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바다에 있는 돌고래를 불법 포획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지만, 정작 돌고래를 고향 바다에 돌려보내자고 할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다.
돌고래 방류를 위해 서울시가 구성하고, 동물자유연대가 위원으로 참여한 ‘제돌이방류위원회’의 운영 역시 쉽지 않았다. 서울대공원 ‘제돌이’의 방류 비용은 서울시가 부담했지만, 법원의 판결로 검찰에 몰수된 제주 퍼시픽랜드의 ‘춘삼이’와 ‘삼팔이’의 방류는 어떤 기관도 책임을지지 않았다. 검찰은 돌고래를 몰수한 후 폐기하지 않는 특별처분에 그쳤고, 당시 해양포유류 주무관청인 농림수산식품부는 돌고래 방류 규정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가, 여론에 밀려 5천만원의 방류 비용을 약속했다가, 결국 방류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등 오락가락했다. 그 사이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일부 시민들만이 오갈데 없는 춘삼이와 삼팔이를 위해 스스로 시민모금을 진행하며 방류비용을 마련해 나갔다. 정부는 돌고래들을 책임지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이들을 바다로 돌려보내 야생의 삶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물자유연대와 시민들의 이러한 노력은 이후 똑같이 불법포획 당했지만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방류가 미뤄진 남방큰돌고래 ‘태산이’와 ‘복순이’의 추가 방류까지 성공시키며 전시동물의 복지에 대한 대중 인식을 바꾸었다. 한국은 돌고래 야생방류를 세금 낭비라고 여기는 여론은 이제 거의 사라졌으며, 국민의 72%가 돌고래 쇼를 반대하는 사회가 되었다. 더불어, 이러한 돌고래들의 방류 성공과 삼팔이의 출산 소식은 돌고래들에게도 매우 좋은 소식이다. 제주도 근해에 11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남방큰돌고래 무리인 제주남방큰돌고래들은 바다 곳곳에 설치된 그물과 생태계 파괴, 선박과의 충돌 등으로 인해 지역적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이다. 해양수산부는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깃대종인 이들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해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하고 있기도 하다.
동물자유연대는 삼팔이의 바다에서의 순산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새끼와 함께 건강하게 바다를 누비며 야생 돌고래의 삶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동물자유연대는 야생에서 포획돼 수족관에 갇혀 있는 국내 40마리 고래들에 대한 복지 개선과 방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삼팔이처럼 고래류가 야생에서 잡혀와 수족관에서 전시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육지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2016년 4월 18일
동물자유연대
<제주 앞바다를 헤엄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삼팔이(D-38)와 삼팔이의 새끼, 사진제공 : 이화여대 장수진>
댓글
최수빈 2016-05-02 11:17 | 삭제
정말 기쁜 소식이네요. 내내 갇혀있다가 자유로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미안해지고 마음이 미어지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