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동물] 환경과 동물을 생각하는 채식이 권리로써 보장되는 사회를 꿈꿉니다 - 서울교육청, 급식 ‘채식선택제’ 도입 발표
최근 학교 급식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이 들려왔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달 18일 제1회 '생태전환 교육포럼'을 열고, 서울지역 학교에 채식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급식 '채식선택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 동안 급식 채식 선택권 보장에 관한 찬반 의견과 개인의 기본권을 위한 헌법소원 등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는데, 서울시교육청은 “채식을 선택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학교 급식은 육식 위주라 불평등과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원하는 누구나 어디서나 채식할 수 있는 권리 !!
최근 동물과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교내 동아리 활동을 기획하고 채식을 실천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육류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학교 급식 식단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채식을 하는 학생들은 도시락을 별도로 싸오기도 하는데, 여름에 도시락이 쉬어서 밥을 굶는 경우도 있고 식단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급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유별나고 까다로운 아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합니다. 채식을 선택한 학생들은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또한 ‘채식’을 권리로써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실제 국내 일부 학교에서는 주 1회 채식급식 시범운영하고 있고 이번 서울시 또한 교내 급식 채식선택제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학생들의 기본권 보장의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환경, 동물보호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로 여겨집니다.
'군대 내 채식선택권 보장' 기자회견에 참여한 동물자유연대
‘공공급식’ 영역에서의 채식 선택권 보장 요구는 군대와 병원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얼마전 동물자유연대는 연대단체들과 함께 군대 내 채식 선택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해외의 경우, 식당은 물론이고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군대, 병원, 학교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채식을 제공하는 국가들이 있는데 프랑스는 2019년부터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의 주 1회 채식 급식을 법적으로 의무화 시켰으며 이스라엘은 2017년부터 군대 내 채식 식단뿐만 아니라 채식 선택권을 넘어 ‘동물 가죽을 쓰지 않은 신발’, ‘비건 전투복’등의 비건 물품들도 지급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역시 군대 내 채식 메뉴가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더 나아가 포르투칼은 2017년 모든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에 채식 메뉴를 포함시키는 법안을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 캘리포니아와 뉴욕 주는 병원에서도 채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환경과 동물을 위한 일상 속 채식 실천, 어렵지 않습니다 !!
서구권 국가뿐만 아니라 요즘 우리 나라에서도 채식열풍이 뜨겁습니다. 채식이 단순히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채식 실천이 환경을 보호하고 고통받는 동물의 수를 줄여 동물권 증진에 기여한다는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장식 축산의 희생량이 된 수많은 동물의 죽음을 멈추기 위해 채식을 선택합니다. 수요에 따라 공급이 늘어나듯, 오늘날의 축산은 ‘가축을 길러 적당량을 섭취’하는 수준을 넘어, 공장에서 상품을 찍어내듯 육류를 생산하는데 이러한 공장식 축산은 동물들에게 끔찍한 고통을 수반합니다. A4 남짓한 배터리케이지에서 생을 마감하는 산란계, 움직일 수도 없는 스툴에 갇힌 돼지, 비정상적인 속도로 살이 찌도록 계량된 육계에 이르기까지 동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2016년 세계 자원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에 비해 2050년엔 70% 더 많은 식량, 거의 80% 더 많은 육식, 95% 더 많은 소고기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육류에 대한 과잉 공급과 소비로 공장식 축산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동물들의 고통을 멈추기 위해 육류의 소비를 줄이고 채식을 지향하는 움직임 또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학교, 병원, 군대 등 공공기관에서의 채식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 채식을 실천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학교에서 시범운영되는 것과 같이 주 1-2회 정도 ‘채식의 날’을 정해 고기 없는 식탁을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주 1-2회의 채식이 주 3-4회로 늘어나기를 기대해봅니다. 채식을 지향하고 실천하는 단계에서 부득이한 상황이 생긴다면 적어도 ‘일리 있는 달걀’과 같이 ‘동물복지 축산물’을 선택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환경과 동물을 생각하는 마음을 실천으로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인 채식. 동물복지 축산물의 선택에서 채식하는 삶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실천을 응원합니다. 이번 서울시의 교내 채식 선택제 도입으로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육류 소비로부터 야기되는 환경문제와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고통받는 농장동물의 수를 줄이는 간단하지만 확실한 방법인 채식이 원하는 누구든 그리고 어디에서든 보장받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