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농장동물] 유통기업의 케이지프리, 가능할까요? - OWA 아시아 서밋 참가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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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동물] 유통기업의 케이지프리, 가능할까요? - OWA 아시아 서밋 참가기 ②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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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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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A 아시아 서밋의 두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OWA 멤버 단체들과 함께 대만의 대형 마트인 ‘까르푸’를 방문했습니다. 2019년 케이지프리를 선언한 까르푸의 매장에는 특별한 곳이 있다고 합니다. 



내 가족에게 배터리케이지 달걀을 먹일 수 없다면, 가족 같은 소비자에게도 줄 수 없다 

‘한국의 대형마트라고 생각하면 되는 걸까?’ 

OWA 아시아 서밋 3일차, 동물자유연대는 대만에서 가장 큰 대형마트이자 달걀을 파는 유통업체인 까르푸를 방문했습니다. 유통업체인 까르푸는 올해 ‘모든 달걀을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하겠다’고 케이지프리를 선언했습니다. “그만큼의 물량을 공급 받을 수 없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등 한국 대형마트로부터 들었던 답변을 생각해보면 까르푸의 케이지 프리 선언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달걀생산 농가, 달걀을 사용하는 기업이나 식당의 케이지프리와 달리 유통기업의 케이지프리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까르푸 자체 브랜드 동물복지 달걀 제품의 모습]

자사가 판매하는 모든 달걀을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하다면 소비자들에게 달걀을 더 비싸게 판매해야 한다는 것이며 충분한 달걀을 공급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드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까르푸는 케이지프리 단계적 이행에 따라 자사 케이지프리 브랜드도 만들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임에 틀림없습니다. 까르푸의 홍보 담당자는 배터리 케이지 달걀의 실상을 알고 난 뒤  많은 과제에도 불구하고 ‘케이지 프리 선언은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에게 필수적인 선택이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지 프리 선언을 결정한 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같이 있었습니다. 충분한 달걀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공급 농가가 필요했고, 시민들에게 동물복지 달걀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야 했죠.”

[까르푸의 케이지 프리에 대해 설명하는 담당자]

까르푸의 홍보 담당자는 단순 이윤의 관점에서만 케이지 프리를 바라본 것이 아니라, ‘비윤리적인 배터리 케이지 달걀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는 기업 윤리적 관점에서 케이지 프리를 바라보았습니다.

“처음 배터리 케이지의 실상에 대해 알게 된 뒤 내 가족들에게 더 이상 배터리 케이지 달걀을 먹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가족과도 같은 소비자들에게도 배터리 케이지 달걀을 제공할 수 없었습니다.”



변화를 요청받던 기업이, 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다

까르푸는 늘 동물단체로부터 케이지 프리 선언을 요청을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내 가족과 같은 소비자들에게 비윤리적 달걀을 선보일 수 없다’는 기업의 책임감으로 케이지 프리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더욱 눈여겨 볼 점은, 까르푸는 변화의 주체로써 선언의 이행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정부차원의 동물복지 인증이 없었기에 까르푸의 자체적인 인증 마크를 개발했고 배터리케이지 농가를 동물복지농가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까르푸 케이지 프리존에서 달걀을 고르고 있는 대만 시민들]

특히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집중했습니다. 까르푸 매장의 댤걀 코너에는 소비자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케이지 프리 존이 있습니다. 달걀 진열대 옆, 달걀과 함께 배터리 케이지의 잔혹함과 자유로운 환경에서 뛰노는 동물복지농가의 닭들을 비교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달걀을 고를 때, 내가 고르는 달걀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어떤 달걀이 윤리적으로 생산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달걀”이라는 결과물만 봐오던 시민들은 “배터리 케이지 달걀”이 어떤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지를 보고 자발적으로 동물복지 달걀을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유통기업도 케이지 프리 선언을!

대만과 한국의 유통업계 상황은 분명 다르고 한국 대형마트의 케이지 프리 선언과 이행에는 많은 어려움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만 까르푸의 케이지 프리 선언에도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닐 겁니다. 대만 까르푸의 사례와 같이 한국의 대형 마트도 이윤의 측면이 아닌, 기업의 윤리적 책임, 윤리적인 소비 환경 제공, 동물복지 증진의 측면에서 케이지 프리를 바라본다면 해결하지 못할 과제는 없을 것입니다. 브랜드 달걀의 80%를 유통하는 풀무원이 케이지 프리가 가능함을 이미 몸소 증명하였듯이 말입니다.

[까르푸 자체 브랜드 동물복지 달걀 제품 출시식]

머지않아 한국 대형마트의 달걀 코너도 케이지프리 달걀로 가득 채워지길 바래봅니다.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를 이끄는 케이지 프리 선언 기업이 늘어나길 바라며, 동물자유연대는 늘 그랬듯 열심히 기업의 문을 두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