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물자유연대는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실내동물원에 동물을 공급한 서울대공원의 행태를 규탄하고 유명무실한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3일 서울대공원이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 인증을 받기 위해 알락꼬리여우원숭이 21마리를 실내체험동물원으로 양도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AZA 인증 과정에서 원숭이들의 사육환경과 관리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자 이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문제가 되는 원숭이들을 동물원에서 없애버리는 쪽을 택한 것입니다. 원숭이들은 실내 체험형 동물원으로 양도되어 최소한의 복지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체험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실내체험동물원으로 양도된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출처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서울대공원은 공영 동물원으로서 국내 동물복지의 대표를 자처하며 자신들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잇따른 사태는 서울대공원이 동물의 생명과 복지보다 기관의 성과와 업적, 경제성만을 중시하는 것은 아닌지 그 진실성을 의심케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체험’이라는 미명 하에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생태적 습성과는 무관한 실내에 갇혀 관람객과의 원치 않는 접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동물학대 뿐 아니라 무분별한 접촉으로 시민의 건강과 안전까지 위협하는 실내체험동물원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서울대공원이 이런 시설에 동물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서식환경과 동물복지에 대한 기준은 찾아볼 수 없는 허술한 현행 제도 때문입니다. 이미 등록제를 허가제로 강화하고 검사관 제도를 도입하는 등 동물원 운영·관리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동물원수족관법과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지만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습니다.
서울대공원은 동물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은 비윤리적 행태를 중단하고 사회적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시설로 거듭나야합니다. 또한 보다 근본적으로 유사 동물원의 양산을 방치하고, 동물원에서의 동물복지와 윤리적 기준 보장이 부재한 유명무실한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