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가 고가 체험 프로그램이 되는 수족관
거제씨월드에서 일명 '프리미엄 체험'으로 불리는 VIP라이드 체험 (사진출처:거제씨월드)
사진 속 남성이 돌고래 등과 머리를 서핑보드 삼아 물살을 가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는 벨루가의 지느러미를 잡고 수영을 하기도 합니다. 해당 사진은 거제씨월드에서 인간과 돌고래간 상호작용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으로 집중 홍보 중인 VIP라이드체험으로, 회당 70분에 이용료는 20만원에 달합니다.
돌고래와 벨루가에 대한 동물학대가 돌고래와 벨루가를 모두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체험으로 둔갑되고 있습니다. 거제씨월드의 체험 프로그램을 향해 동물학대를 당장 멈춰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조성되고 있으며, 해당 체험 프로그램의 중단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4만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현재 거제씨월드는 해당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내린 상태입니다.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벨루가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는 하루 이틀 만에 불거진 것이 아닙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거제씨월드의 건립 당시부터 문제 제기를 지속해왔습니다. 지난 2013년, 거제씨월드는 수족관 건축과정에서 돌고래들을 공사 중인 건축물로 반입하기 위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건축물의 공정률을 허위로 알린 후 반입 승인을 받는 등의 위법 행위로 인해 동물자유연대로부터 고발 조치를 당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임시사용승인을 받지 않고 건축물을 사용하는 것은 건축법 위반이라는 국토교통부의 판단이 있었지만, 건축허가권자인 거제시는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주)거제씨월드를 옹호해왔습니다. 2015년에는 거제씨월드가 일본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5마리를 마리를 터키 아크수(AKSU) 수족관으로 재반출을 시도, 한국을 '돌고래 세탁 국가'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 거제씨월드, 돌고래 국적 세탁과 터키 반출을 즉각 중단하라
차가운 야생의 바다에서 무리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벨루가를 좁은 수조 안 감금 생활도 모자라 기계처럼 사람을 계속 태우고 입 맞추기, 허그하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에 동원하는 것은 벨루가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거제씨월드는 돌고래 폐사가 잇따라 발생하며 '돌고래 무덤'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습니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거제씨월드는 2013년 13마리, 2014년 7마리 등 두 차례에 걸쳐 돌고래 총 20마리를 수입했지만, 2014년 4월 개장 이후 이곳에선 2015년 2마리, 2016년 3마리, 2017년 1마리 등 6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습니다. 동물을 유희로 이용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다른 전시시설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주 퍼시픽랜드와 마린파크 역시 '조련사 체험, 돌핀 스위밍', '돌고래를 직접 만져보고 사진도 찍으세요'와 같은 자극적 문구로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돌고래, 벨루가 뿐만 아니라 원숭이도 쇼의 도구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고래류를 포함한 동물들을 전시, 체험 프로그램과 쇼에 동원해 인간의 돈벌이로 이용하는 문제는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는데요. 전시동물의 서식환경과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동물원수족관법의 개정을 통해 동물을 오락, 체험, 쇼에 이용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여 동물 이용을 규제하지 않는 한, 인간의 유희를 위해 체험과 쇼에 동원되는 수많은 동물은 오늘도 불행한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2012년부터 불법 포획으로 쇼에 동원되는 돌고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돌고래 방류 운동을 꾸준히 전개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2013년 쇼 돌고래 제돌, 춘삼이의 야생 방류를 시작으로 2015년 태산, 복순이, 2017년 금등, 대포가 돌고래 쇼장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는데 힘을 보탤 수 있었는데요. 동물자유연대는 총 7마리 돌고래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 돌고래 전시 금지를 이룰 수 있도록 활동해왔습니다.
동물학대 시설, 거제씨월드는 폐쇄하라!
거제씨월드의 동물학대 체험에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 동물자유연대는 오늘(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동물해방물결, 시민환경연구소, 시셰퍼드 코리아,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함께 거제씨월드의 폐쇄와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동물 체험의 즉각 금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체험 프로그램과 같은 동물체험의 문제를 알리고, 단체별 규탄 발언과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벨루가를 만지거나 껴안고 올라타는 등의 신체적 접촉은 해양포유류가 보유한 인수공통질병에 감염될 위험성을 높이는 행위입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의 원인이 야생동물로부터 시작되었고, 야생동물과 인간 사이 거리를 유지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아랑곳 없이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야생동물인 벨루가를 만지고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은 거제씨월드 같은 '체험'시설이야 말로 공중보건상 가장 위험한 시설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벨루가 스윙, 벨루가 서핑' 등의 체험은 동물을 다치게 함은 물론이거니와 체험 관람객에 대한 상해 사고의 위험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캐나다, 인도, 크로아티아, 사이프러스, 그리스, 슬로베니아, 헝가리, 스위스, 칠레, 볼리비아,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 해외 국가에서는 이미 돌고래를 중심으로 고래류의 감금 또는 전시, 퍼포먼스를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보호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접촉하는 체험 프로그램 등 상업적 행위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거제씨월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관할 지자체의 대응 역시 전무한 상태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료단체들과 함께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동물학대를 일삼는 거제씨월드를 즉각 폐쇄하고, 보유 동물에 대한 안전한 보호 및 방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정부를 대상으로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인수공통전염병 감염 위험을 높이는 동물 체험에 대한 즉각 금지를 촉구했습니다. 자연환경에서 살아가야 할 야생동물이 인간의 유희와 오락을 위해 이용되는 현실을 이제는 바꾸어야 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거제씨월드와 같은 체험, 오락, 쇼의 금지를 위한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할 것입니다. 현재 동물체험의 문제성을 고발하고 관련 법률의 개정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참여와 행동을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