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방안 확정을 환영한다
국무조정실은 9월 30일 반려동물 유기를 최소화하고 구조·보호 강화를 위한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은 ‘예방-구조-보호-정보관리’의 단계별 대응과 유실·유기 최소화 및 구조·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유기동물 문제 해결을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유기동물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 81,147마리였던 유실·유기동물은 2019년 135,791마리로 급증했으며 코로나-19 유행으로 외부활동이 제한되었던 지난해에도 130,401마리가 발생했다. 또한 ‘수용소’에 가까운 동물보호센터(이하 ‘보호소’) 환경은 입소 동물의 1/4이 자연사(2020년 기준 25.1%)하는 참담한 현실이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유기동물 고통사 방지 입법화 보고서’, ‘2016-2020 유실·유기동물 분석 보고서’ 등을 통해 ‘사후 처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유실·유기동물 대책을 ‘예방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제언하며 등록률 제고와 비도시지역에서의 마당개 중성화 사업, 입양 전 교육 강화, 반려동물 인수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보호수준 제고를 위한 입소/방사기준 정비, 보호소 내 생존이 어려운 개체군에 대한 민간단체 위탁 가능토록 규정 정비, 기본치료 및 고통경감조치 의무화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개선 등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정부 역시 현 유실·유기동물 정책의 문제점을 인식한 듯 국무조정실이 나서 동물자유연대 및 전문가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의견청취에 나섰으며 다행히 이번 개선방안에 상당부분 반영되었다.
실제 개선방안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예방단계에서는 ‘발생 최소화’를 위해 반려동물 등록률을 2024년까지 70%로 높이고 실외사육견을 중성화율은 2026년까지 85%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반려동물 인수제 도입 검토와 반려동물 입양전 교육 강화의 내용을 담았다. 구조 단계에서는 ‘구조 활성화’를 위해 시·도 전문포획반 운영을 지원하는 동시에 유기견에 의한 물림 사고시 피해보상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보호단계에서는 ‘보호 강화’를 목표로 위탁 동물보호센터에 대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민간 동물보호시설을 양성화하고 적법한 입지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보관리 단계에서는 ‘반려동물 정보관리 체계화’를 위해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의 통일적인 정보입력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동물 변경신고 편의를 강화해 동물등록 정보의 정확한 관리를 도모하겠다고 밝혀 동물자유연대가 요구한 내용이 반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개선방안에서는 유기동물 발생 최소화 및 여건 개선을 위한 정부의 고민이 엿보이며, 기존 사후대책에만 머물렀던 유실·유기동물 대책을 예방중심으로 전환하려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한 합리적인 정책마련을 위해 정보관리 체계화를 도모한다는 점 역시 장기적으로 유실·유기동물 정책을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유실·유기동물의 보호 여건 개선과 관련해서는 실제 보호수준을 제고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보호소 내 동물의 보호수준 제고를 위해서는 적정한 인력과 예산을 배정하거나 보호소 입소 동물의 수를 줄여야 한다. 개선방안의 발생예방 대책이 현장에서 실제 유실·유기 억제로 효과를 발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는 점과 예산과 인력에 대한 지원책 등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보호수준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불필요한 입소를 억제하기 위한 입소 및 방사기준 정비, 기본치료 및 고통경감조치 의무화 등의 대책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며,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와 같은 정책을 기대하는 것 역시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유실·유기동물 대책이 인간에 의해 거리로 내몰린 수많은 동물의 생사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금 더 적극적인 정책이 아쉽다. 우리가 이번 개선방안을 환영하면서도 씁쓸함을 느끼는 이유다.
그러나 분명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방안’이 유실·유기동물의 수를 줄이고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버림받는 동물이 없는 사회를 구현하는 데 노력하길 바라는 바다.
2021. 09. 30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