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 입법

[동물 법을 묻다] 동물 성학대, 처벌할 수 있나요?

  • 동물자유연대
  • /
  • 2021.03.04 10:00
  • /
  • 2221
  • /
  • 3




지난 19년 이천에서 벌어진 진돗개 성학대 사건, 소위 '이천 수간사건'을 기억하시는 분이 많을텐데요. 생후 3개월 된 강아지를 대상으로 한 끔찍한 사건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며, 국민청원 20만명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동물을 상대로 하는 성행위를 의미하는 수간이라는 표현 대신, 동물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어 '성학대'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당시 재판부는 동물보호법 위반, 공연음란죄 그리고 진돗개 성학대 사건 이전에 범했던 강제추행죄와 경합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하였습니다.  

이처럼 동물을 대상으로 한 성학대는 동물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고 그 존엄을 해치는 명백한 동물학대 행위임에도 우리 동물보호법은 성학대 자체를 동물학대의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동물 성학대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를 바탕으로 법적 규제 또한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동물과의 성적인 접촉 자체를 '동물 성학대'로 금지하고 있는데요.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우리 동물보호법은 동물 성학대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도에 사는 진돗개입니다. 

옆집에 사는 백구가 얼마 전 동네 사람에게 성학대를 당했습니다. 친구는 크게 충격을 받아 힘들어 하는데 경찰이 잠깐 보더니 외상도 없고 별일 아니라며 그냥 가버렸습니다. 동물은 성폭력을 당해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건가요?


👩‍💼진돗개씨 안녕하세요. 친구가 그런 큰일을 겪으셨다니 너무 힘드시겠어요. 가해자가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할 텐데요.

일단 우리 법은 동물에 대한 성폭력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성폭력의 과정 및 결과로써 동물이 상해를 입거나, 사망에 이르거나, 신체적 고통을 당할 경우에는 동물학대에 관한 동물보호법 제8조에 의하여 처벌될 수 있을 뿐입니다. 

이와 달리 미국의 경우 대다수의 주(약 46개)에서 동물과의 성행위를 ‘성폭력 범죄(sexual assault)’로써 처벌하고 있는데요, 로드아일랜드 주는 징역 7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 아이다호 주는 5년 이상의 징역, 조지아 주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등 중형을 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동물과의 성행위는 그 과정과 결과에서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과 상해가 동반될 수밖에 없는 점, 동물에게 성행위에 관한 동의의 의사표시를 구할 수 없는 점, 인간과 동물의 존엄에 반하는 점에 비추어 우리나라 역시 이를 성폭력 범죄로 처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분의 경우 경찰이 외상이 없다고 했지만 수의전문가인 수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통하여 정말로 상해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만약 상해가 발견된다면,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도구ㆍ약물 등 물리적ㆍ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제1호),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제3호), 그 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제4호)에 해당하여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친구분의 반려인을 피해자로 하여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가 성립하기도 합니다. 

또한 설령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친구분이 성폭력 과정에서 ‘신체적 고통’을 당했음이 자명하므로 동물보호법 제8조 제2항 제4호로도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가해자가 불특정 또는 다수인 앞에서 성폭력을 가하였다면 형법 제245조에 따라 공연음란죄로 처벌될 수도 있겠습니다.

모쪼록 친구분과 진돗개씨에게 위로를 드리며, 친구분이 입으신 피해가 속히 회복되고, 가해자가 반드시 엄중한 처벌을 받기를 바랍니다.


📜관련법규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② 누구든지 동물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도구ㆍ약물 등 물리적ㆍ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2. 살아 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는 행위. 다만, 질병의 치료 및 동물실험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3. 도박ㆍ광고ㆍ오락ㆍ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4. 그 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ㆍ신체ㆍ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관련사례 

이천 강아지 수간 가해자, 공연음란·동물학대 혐의로 검찰 송치 (노트펫 209.07.04)

경기도 이천에서 발생한 진돗개 강아지 수간 사건의 가해자가 공연음란과 동물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청와대는 지난 5월20일 동물보호단체가 올린 이천 동물수간사건 처벌과 동물학대 대책 마련 청원 답변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월 16일 저녁 경기도 이천에서 만취한 20대 남성이 가게 앞에 묶여 있던 3개월령의 진돗개 강아지를 수간하려다 지나가던 이들에 의해 발각됐다. 이 남성은 공개된 장소에서 하의를 내린 뒤 강아지에게 엎드려 수간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공연음란과 함께 강아지를 학대했다고 보고,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이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청원 답변에 나선 김동현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장은 "피의자는 공연음란, 동물학대 혐의가 인정되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며고 밝혔다. 

공연음란죄는 형법 제245조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하고, 동물학대 시 동물보호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관련판례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18. 7. 6. 선고 2018고단103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위 제2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그곳 마당에 있던 피해자 A 소유인 시가 7만 원 상당의 암컷 진돗개를 컨테이너 사무실로 안고 들어간 다음 피고인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위 암컷 진돗개의 성기 주변에 마요네즈를 바른 후 피고인의 손가락을 위 진돗개의 성기에 집어넣었다 빼는 행동을 수회 반복하여 위 진돗개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하고 결국 그 후유증으로 죽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소유의 재물을 손괴함과 동시에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상해를 입혀 학대하였다.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피해자 소유의 반려견과 수간(獸姦)을 시도하다 개에게 상해를 가하고 결국 개를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① 먼저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개를 도구로 사용함으로써 정당한 사유 없이 개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고 상해를 입힌 것이다. ② 또한 반려견의 소유자인 피해자는 개의 ◎◎적 가치 상당의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변태적인 범행에 의해 반려견을 상실함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③ 마지막으로 이 사건 범행은 생명을 존중하고자 하는 일반 국민들의 정서 및 감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범죄이다. 동물보호법은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일반적으로 동물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범위를 설정하고, 이 범위를 심히 침해하는 인간의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은 성적 쾌락의 수단으로 개에게 상해를 가함으로써 위 범위를 침해하고, 동물 보호를 통해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 정서를 함양하고자 하는 동물보호법의 목적과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를 하였다. 현재까지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였다.


[동물, 법을 묻다 시리즈]

📂16탄 : 이웃들이 저는 아파트에 살면 안된대요

📂18탄 : 제가 뱀 먹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