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는 화곡동 어느 한 상가 계단에서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홀로 뒷다리를 다쳐 미동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늦은 밤 현장을 나섰습니다.현장에 도착해보니 어린 고양이는 앞발에만 의존하여 겨우 거동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누군가가 설치해 놓은 울타리안에서 푹신한 쿠션과 물과 먹이를 제공 받으며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였고, 신속한 치료가 필요해보여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고양이를 이송하였습니다.
병원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진행한 결과, 뒷다리는 이미 골절된 상태였지만, 다행이 부상 정도가 심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고, 한편 후지를 영구적으로 못쓰게 될까 우려했던 활동가들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어미를 따라다니다가 낙오되어 다리까지 골절된 상황, 그만큼 응급한 상황에서 발 빠르게 고양이를 안전하게 돌보고 있던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다름 아닌 상가 내 주민들이었습니다. 부동산, 노래방, 약국 등을 운영하며 영업장에서 오고 가는 손님을 대접하면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지만, 행여 더 큰 사고로 이어질까 걱정되어 고양이의 곁을 지키며 간절한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한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상가민들은 활동가들이 고양이를 차량으로 태우는 그 순간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무사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짧은 만남이었지만 마치 오랜 시간 함께했던 가족처럼 고양이의 안녕과 앞날을 위해 응원하였습니다.
구조된 고양이는 현재 무사히 치료를 받고 동물자유연대 온캣으로 입소하여 고롱이라는 이쁜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고롱이가 어린 나이에 다리를 다친 큰 사고와 어미를 잃었을 때에 그 두려움을 잊고, 사람과 교감하며 따뜻한 울타리 되어 준 상가민들과 같은 가족을 만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