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부장판사 김명수)은 12일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 두 마리를 아파트 17층에서 던져 숨지게 한 주모(48)씨에게 동물학대 혐의로 5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지난 3월26일 즉결심판에서 주씨가 고양이를 잔인하게 죽여 유죄 판결을 내리긴 했으나 크게 뉘우치고 있어 5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주씨는 지난해 11월5일 오전 1시30분쯤 서울 미아동 한 아파트 17층에서 부인과 다투다 홧김에 어미고양이 한 마리와 새끼고양이 한 마리를 창밖으로 던졌다.
그러나 고양이를 애지중지하던 정신지체 3급인 아내 김모(42)씨가 따라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편 주씨는 죄책감과 심적 고통에 시달려 왔다.
김 판사는 “주씨가 상처(喪妻)한 상황과 심적 고통을 감안하면 5만원 벌금형도 가혹한 처벌이지만 동물학대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민사6단독 유재현 판사는 부주의로 애완견을 죽게 한 병원측에 개 값과 함께 위자료까지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유 판사는 “원고는 피고에게 개 값 20만원과 정신적 위자료 7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개 때문에 불편을 겪더라도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선 안된다.
대법원은 2005년 7월 “옆집에서 자꾸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이웃 주민과 애완견을 둔기로 때려 기소된 김모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머리를 맞은 애완견이 동물병원에서 뇌진탕으로 폐사한 것과 관련, 김씨에게 재물손괴죄를 적용했다.
대전지법 서산지원도 집 앞에 묶여 있던 타인의 애완견이 달려들어 물으려 했다는 이유로 발로 걷어찬 혐의(야간 공동손괴)와 기타 폭행혐의로 기소된 서모(39)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손재권·조성진기자 gjack@munhwa.com
2007.4.13 16:07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