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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중계석]‘동물권 운동’도 보편적 사회정의
한국동물보호협회 회원들이 지난 1월 13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구제역 생매장 살처분 중단을 요구하며 동물가면을 쓰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영민 기자
최근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구제역 돼지 살처분 현장을 촬영하던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이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기소당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경기도 안성경찰서가 구제역 돼지 살처분 현장에 들어간 혐의(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로 동물자유연대 전경옥 전략기획국장과 조영연 간사를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죠. 구제역 살처분 현장에서 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동물에 대한 비인도적 처분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널리 확인된 사실로, 동물권단체 활동가들이 이를 감시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인데, 이를 처벌하려 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당시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2인은 강압적 분위기에서 감금돼 모욕적 조치를 당하고 메모리카드까지 빼앗겼는데, 이를 위로받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처벌을 당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사방팔방에서 동물에 대한 불법적 처우가 자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감시하는 동물권단체들의 활동은 격려를 받을 일이지 수사당하고 처벌받을 일이 결코 아닐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에도 ‘동물자유연대’와 같은 동물권단체들이 여럿 있습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카라, 생명체학대방지연합, 동물학대방지포럼, 지구사랑 VEGA, 한국채식동호회연합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동물의 권리가, 보편적 생명의 권리가 무참하게 짓밟히는 사회에서 동물권 NGO가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서구에서는 동물권 NGO 활동이 수십 년 전부터 활발하게 전개돼왔고, 최근엔 유럽에서 동물권운동을 넘어서 동물권정치를 시도하는 ‘동물보호당’까지 창당돼 세계적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환경보호와 반전평화, 풀뿌리자치 활성화를 내세우는 녹색당을 아는 분들은 많지만 동물보호 및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한 동물보호당(Party for animal)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동물보호당은 2006년 네덜란드 총선에서 세계 역사상 최초로 국회의원 2명을 당선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냥 상상 속의 정당, 공상정당이 아니라 현실 정치세계의 실제 정당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해 영국에서도 네덜란드 동물보호당과 뜻을 함께 하는 ‘동물 카운트’라는 정당이 창당되기도 했고요.
동물권단체들은 현재 세계 전반의 동물 학대에 저항하면서,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하는 비윤리적인 생명산업을 비판하고, 공장형으로 사육되는 동물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이윤을 목적으로 한 기업형 축산업이 참으로 위험한 광우병을 발병시켰고, 작금의 구제역 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점 등을 상기해보면 이들의 주장엔 강력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인권을 넘어선 생명권운동으로서 동물권운동은 동물을 위한 운동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을 위한 운동이고 보편적 사회정의 운동인 것입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성공회대 NGO 담당 강사>
쿠키 2011-03-25 13:46 | 삭제
감사합니다^^
미니 2011-03-25 13:57 | 삭제
좋은글입니다. 많은분들에게 읽혀지면 좋겠습니다.
장지은 2011-03-26 14:14 | 삭제
동물권단체와 동물권운동.. 이말 듣기 좋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