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권영진 대구시장은 동물 학대의 온상 ‘칠성 개시장’을 당장 폐쇄하라!
무단 개도살 동물학대의 더러운 온상, 칠성 개시장을 대체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뜨거운 여름 여전히 무단 도살되고 있는 개들을 바라보며 사람임이 미안하다. 지난해 여름 부산 구포 개시장의 폐업 이후 우리는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아 개도살을 자행하며 성업 중인 칠성 개시장의 폐쇄를 외쳤다. 그러나 아무런 변화 없이 다시 복날은 돌아오고 말았다.
대구시는 작년 7월 19일 간부 회의를 통하여 올해까지 칠성 개시장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의 기대를 모았다. 특히 권영진 대구시장은 “개식용 문제가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고 개 도살장이 대구 도심에 위치해 정서적으로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상인들의 생업 대책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관련 부서들을 모아 업무협의회를 개최하고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던 대구시는 1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진척 상황을 묻고자 간담회를 요청하는 동물보호단체의 공문에도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보아 대구시는 실제 아무것도 진행하지 않으며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립서비스용 언론플레이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개들의 처절한 비명이 들리지 않는가. 개들의 희생이 집중되는 복날을 앞두고 칠성 개시장은 몸보신이라는 새빨간 거짓말에 가리워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성업 중이다. 더러운 환경에 방치된 채 오로지 음식쓰레기만을 먹고 자란 개들은 그 어떤 기준도 없는 비위생적인 곳에서 그 어떤 기준도 지키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무단 도살당하고 있다. 아무런 검사 없이 유통되는 지육이 몸에 좋다는 그릇된 보신 문화에 속는 자들을 탓할 게 아니다. 그 어떤 검사도 받지 않은 무허가 축산물의 유통을 제재 없이 방임하고 있는 것도, 허가받지 않은 도축 시설에서 상시로 벌어지는 동물 도살을 알면서 단속 없이 묵과하고 있는 것도, 무단 개도살 동물학대의 수시 자행을 손 놓고 방관하고 있는 것도 모두 관할 지자체인 대구시와 북구청이요, 이는 대구시와 북구청의 직무유기와 다름없다.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며 동물보호단체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 집회도 자제하는 중이다. 동물의 도살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월등히 높기에, 현재 세계적으로 살아있는 동물의 거래와 밀도살이 자행되는 재래 가축시장의 전격 폐쇄는 물론 허가받은 도축장마저 휴업에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데 코로나19의 위험 속 지금 이 순간에도 이뤄지고 있을 칠성 개시장의 임의 동물 도살을 아무 상관 없다는 듯 두 손 놓고 방치하고 있는 대구시가 과연 제정신인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대구시는 시민 안전을 위해 칠성 개시장에 대해 조속한 조치를 취했어야 마땅하다.
최근 몇 년간 불법 개도살을 막기 위한 사회적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서울시는 경동시장에 남아있던 마지막 도살장을 폐쇄, 2019년 서울시 전체를 ‘개 도살 제로 도시’로 선언했다. 성남시는 2016년 성남시와 모란 개시장 상인회 간 환경정비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2018년 12월 모란시장 내 모든 개 도살장을 마침내 철거했다. 부산시는 북구, 구포 개시장 상인회, 동물보호단체 간 협의를 통해 2019년 7월 구포 가축시장 폐업에 이르렀다. 이제 전국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개시장이자 개 도살이 일어나는 곳으로는 대구 칠성 개시장이 유일하다. 전 국민이 칠성 개시장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칠성시장은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건만 시장 내에는 보신탕집과 건강원이 즐비하며 살아있는 개를 그물장에 넣어 짐짝처럼 실어 나르고, 이 개들을 뜬장에 진열하다 무단 도살하는 등 시대정신을 따르지 못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 18개의 개고기 취급 업소와 2개 이상의 무허가 도살장이 코로나19 시국에도 피 튀기는 동물 살생과 위험천만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결단과 대구시의 제대로 된 직무수행을 촉구하고자 오늘부터 행동에 돌입한다. 칠성 개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과 조치를 위하여 복날 기간 대구시의 역할이 이행될 때까지 대구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겠다. 대구시와 북구청의 방임 속에 개고기가 몸보신이라는 거짓말에 마냥 속으며 위험한 취식을 계속하고 있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앞장서서 개고기의 진실을 알리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칠성 개시장 폐쇄 조치를 즉각 단행하라!
2020년 7월 6일
동물자유연대, 대구동물보호연대, 동물권행동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