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기자회견문] 칠성 개시장 폐쇄 요구에 대구시는 즉각 응답하라!

보도자료

[기자회견문] 칠성 개시장 폐쇄 요구에 대구시는 즉각 응답하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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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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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칠성 개시장 폐쇄 요구에 대구시는 즉각 응답하라!


말복을 하루 앞둔 오늘, 세 번의 복날을 거치며 얼마나 많은 개들이 목숨을 잃었을지 감히 가늠할 수조차 없는 이 현실에 비통함을 금치 못한다. 오물 위에 세워진 뜬장에서의 생활, 밀집사육, 목숨만을 유지시키기 위한 항생제 과다투여 등 동물학대로 범벅된 환경에서 죽어 나갔을 수 많은 개들과 내년에도 어김없이 반복될 개들의 떼죽음을 우리는 언제까지 바라만 보고 있어야하는가.

우리는 이제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있어 종을 초월한 가족이자 생을 함께 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법원이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성남 모란시장은 2016년 성남시와 모란가축상인회 간 환경정비업무협약을 계기로 개 도살이 금지됐고 동물보호단체들과 행정 등 끈질긴 노력으로 2018년 시장 내 모든 개 도살장이 철거됐다. 2019년에는 서울시가 경동시장의 도살장을 폐쇄하며 ‘개 도살 제로도시’를 선언, 연이은 부산 구포 개시장 철폐는 개식용 종식이 되돌릴 수 없는 사회적 요구임을 증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칠성 개시장에서는 버젓이 개를 죽이고 이를 판매하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대구시는 이를 묵인하고 있다. 뜬장 속 개들이 죽음보다 처참한 삶을 살다가 가죽이 벗겨지고 사체가 토막 난 채로 시장 한복판에 널브러져 판매되고, 개들의 울음과 신음이 장송곡처럼 울려 퍼지는 이 상황이 과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 맞는가 두 눈을 의심하게 된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기준도, 감시도 없이 전국 곳곳에서 횡행하는 개식용 산업이 위협하는 것은 동물의 생명만이 아니다. 인간의 안전과 보건 역시 음지에 자리잡은 개식용 산업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기 시작하며 종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야생동물 밀거래와 무단취식이 그 원인일 것이라 말한다. 중국에서도 코로나19 등 동물로부터 감염병이 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목축법 상 가축·가금의 목록에서 개를 제외하는 개식용 금지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내 한복판의 개식용과 개도살 행태를 무시하고 있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북구청장은 과연 242만 대구시민, 아니 대한민국 5천만 인구의 안위에 어떠한 관심도 없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비인도적인 동물학대가 자행되는 칠성 개시장 폐쇄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고자 동물보호단체들은 7월 6일부터 오늘까지 한달 여가 넘는 기간 동안 릴레이 1인시위를 이어나갔다. 뙤약볕과 폭우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동물보호단체들의 폐쇄요구에도 불구하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단 한마디의 언급도 내비치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폐쇄 명령을 할 수 없어 답답한 부분이 있다”며 어려움을 언급하였다. 

그러나 성남 모란, 부산 구포의 개시장 철폐 사례와 비교해 보았을 때 대구시는 칠성 개시장 철폐에 대한 어려움만을 호소하며 현실적 책임은 회피하고 과단성 있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 상인회, 동물보호단체와의 3각협업, 시장부지 매입, 폐업 협약 체결, 생활 안정 자금 지원 등 구포 개시장 철폐를 위해 적극 노력한 부산의 사례에 비해, 동물보호단체의 면담 요구조차 응하지 않고 있는 대구 권영진 시장은 칠성 개시장 철폐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 우리는 지난해 8월부터 수차례 칠성 개시장 폐업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코자 요청했으나 대구시는 번번이 면담을 거부해 왔으며 최근까지도 면담은 필요 없다는 태도다. 대구 권영진 시장은 작년 7월 칠성 개시장 관련 정리 발언이 무색하게도 1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성업 중인 칠성 개시장에서 죽어가고 있는 개들의 희생과 비명 앞에 부끄럽지도 않은가. 

동물과 인간 모두의 삶의 존엄을 뒤흔드는 개식용 산업은 반드시 종식시켜야 하는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대규모 개시장의 연이은 폐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심 한복판의 개식용 산업을 묵인하는 대구시가 더 이상 그 책임을 회피하지 않길 바란다. 이에 우리는 아래와 같은 사항을 대구시에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권영진 시장은 즉각 동물보호단체와의 면담에 응하고 칠성 개시장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
하나. 칠성 개시장 철폐 계획을 수립하고 공표하라
하나. 칠성 개시장 철폐를 추진하고 실행하기 위한 담당 기구를 설치하라
하나. 불법 개 도살 행위를 엄단하고 무허가 축산물 유통 판매를 단속하라


2020년 8월 14일


동물자유연대, 대구동물보호연대, 동물권행동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