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부고] 여주 개농장 구조견 효성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온 이야기

[부고] 여주 개농장 구조견 효성이가 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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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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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3일, 효성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평생을 뜬장에 갇혀있다 아사된 개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효성이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구조된지 수 년이 흘러도 두려움은 여전한 채로 나이가 들었습니다. 그 사이 이곳저곳에 생긴 종양과 만성 방광염, 변형된 갈비뼈 등 몸의 질병들이 여러군데 발견되었습니다.


효성이 수술 후 모습


아픈 곳 모두 예후를 알 수 없었지만, 최근 효성이를 가장 힘들게 하던 커다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병을 모두 낫게 할 수는 없어도 효성이에게 더  편안한 일상과 더 나은 삶을 안겨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삶을 시작하려고 하던 차 작별의 시간이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효성이는 환한 햇볕이 쏟아지던 날, 원인을 알 수 없이 자는 모습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효성이가 떠난  다음 날, 효성이에게 선물과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효성이 대부모님께서 이불 위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효성이에게 크고 푹신한 방석과 간식들을 보내주셨습니다. “평생을 함께 할게”라고 말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에 활동가들은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효성이가 더는 두려움과 고통 없는 곳에서 몸도 마음도 아프지 않고, 평안하기를 함께 바라주세요.






효성아. 커다란 덩치에 커다란 두려움을 안고있던 효성아. 커다란 귀와 커다란 발을 가진, 커다랗게 귀엽던 효성아. 겁이 너무 많아 눈치보기 바쁘면서도 밥이나 간식은 너무 잘 먹던 너의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아니? 한편으로 그 모습은 아사 직전 살아남은 네가 견뎌야 했던 시간을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


그런 너에게 기쁨을 알려주고 싶었어. 다리를 절룩이며 걸어도 산책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했고, 잠자리는 더 따뜻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싶었어. 비록 네가 수 년간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와야 했지만, 활동가들이 너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라는 것을 의식해가는 것 같아 안도감이 들었어. 그 작은 변화를 만나기까지 너는 얼마나 많은 불안을 이겨내고,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너가 우리에게 보여 주었던 용기에 비하면 우리의 노력은 아주 사소한 것이었어. 너는 매순간, 그리고 매일 두려움을 이겨내며 살아왔을 테니까.

이제 두려움 없는 그곳에서 좋아하는 간식도 잔뜩 먹고, 커다랗게 달리며 기쁨만 가득하길 바라. 효성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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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바니 2022-09-27 14:01 | 삭제

효성아 강아지별에서는 두려움 없이 즐겁길.. 미안해


한수연 2022-09-27 15:03 | 삭제

효성아 무지개다리 너머에서는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며 배 고플 땐 먹을게 넘치고, 어디서 잠 들어도 위험하지 않으며 항상 놀 거리가 넘칠거야.
너의 생이 비록 힘들었을지라도 아픔은 다 잊고 훨훨 날아가길 바랄게 사랑해


보미 2022-09-27 17:07 | 삭제

효성이 이번생에 정말 고생 많았어. 지금은 따뜻한 곳에서 편안히 쉬렴!


해수 2022-09-27 21:41 | 삭제

고통받고 아프기만 하다 간거 같아서 맘이 아프지만 ㅠ 강아지별에서 행복하기만을… 효성아, 편히 쉬어!!


윤정임 2022-09-28 09:44 | 삭제

거짓없고 순수한 마음이 눈동자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효성아. 천사가 효성이의 몸으로 들어와 있는 줄 알았어. 너무나 보고싶고 그립지만 이제 누구도, 어떤 것에도 속박 받지 않은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고 있을거라 믿어. 고마웠어 효성아.


최서원 2022-10-27 10:37 | 삭제

널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들도 있었다는걸 기억해 주겠지ᆢ 아가 편안하렴 ㅡ고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