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정부 예산안에 사육곰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 될 사육곰 몰수·보호시설 설계비가 반영되었습니다. 불법증식 및 사육포기 사육곰에 한정되기는 하나, 국내 사육곰 산업이 시작된지 40년 만에 정부가 보호시설 마련에 나선 것입니다. 그동안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해주신 시민 여러분의 참여와 응원이 만든 작지만 소중한 결실입니다.
사육곰 문제는 40년이라는 긴 세월과 그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방치되어왔습니다. 사육곰 관리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된 2005년 이후, 정부가 사육곰 문제 해결에 지원한 국비는 59억에 불과합니다. 연구용역비 7억을 제외하면 정부는 증식금지 지원사업 외에는 그 어떤 자원도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증식금지 사업으로 자신들의 책임이 끝났다며 약속한 후속 관리 대책 또한 제시하지 않은 채 문제 해결을 회피하기만 했습니다.
증식금지 사업 당시 정부는 사육곰의 용도를 전시관람용으로 전환할 경우 중성화 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농가들은 사육곰과 전시관람용을 구분하여 사육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6월 동물자유연대가 불법 취식 정황을 확인한 용인 사육곰 농가의 경우, 2016년부터 올해까지 35마리의 곰을 불법으로 번식시키며 경제적 이득을 취해왔습니다. 정부의 관리 부실 속, 남은 사육곰은 열악한 사육환경에 고통받고 불법증식, 탈출 사고 등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사육곰 몰수·보호시설의 마련으로 사육곰 문제에서 파생된 부작용을 막아 남은 사육곰 문제에 온전히 집중하여 그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2012년 민관협의체를 시작으로 사육곰 산업 종식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2012년 사육곰 실태조사 및 관리대책 수립을 위한 연구와 함께 운영된 민관협의체, 2014년 사육곰 대책위원회에 참여,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증식금지 사업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3년에 걸친 증식금지 사업 이후 부재한 정부의 사육곰 관리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2018년 국민청원을 진행하며 다시금 사육곰 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하였습니다. 지난 해에는 전국 사육곰 농가를 방문하여 남은 사육곰들의 열악한 복지실태를 알리고, 사육곰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확인하고자 시민인식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 환경부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 사육곰 문제에 대한 조명래 장관의 관심을 촉구하고 농가 현장방문 약속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국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사육곰 생츄어리 설계 및 건립을 위한 예산증액안 반영으로 이어졌고 국회의원실을 발로 뛰며 예산 통과를 위해 노력했으나, 예결특위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올해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 문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과 문제해결을 촉구하고자 사육곰의 비인도적인 도살 과정과 불법 취식 의혹을 알리고, 22마리 사육곰의 생츄어리 이주 활동을 추진하였습니다. 사육곰 문제와 동물자유연대의 활동은 국내 뿐 아니라 외신에도 보도되었으며, 한달 간 진행된 국민청원에는 3만 명의 시민이 참여하며 정부가 외면할 수만은 없는 목소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보호시설 예산 설계비 확보를 위해 환경부, 기획재정부와 면담하고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실과 긴밀히 협업하며 예산안 반영을 관철시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물론 아직 풀어야 할 과제는 많습니다. 가깝게는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부터, 멀게는 사육곰 산업의 종식과 남은 사육곰의 보호까지 동물자유연대가 시민 여러분과 함께 할 많은 일들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정부는 남은 농가의 전폐업을 유도하고 용도변경의 단계적 시효 적용 등 사육곰 산업의 종식을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 산업이 종식되는 그날까지 지금처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한 동물자유연대의 주요 활동]
📂[환경부 국정감사 생중계] 환경부 무관심에 사육곰 479마리 죽어간다
📂2019 사육곰 현장조사 및 시민인식조사 결과 ③ 한국의 곰 생츄어리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