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는 지난 9월, 순창에 위치한 어느 산기슭에서 유기된 백구 한 마리가 누군가가 불법으로 설치한 덫에 뒷다리가 걸린 상태로 떠돌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구조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하였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백구를 발견할 수 있었고, 멀리서 지켜만봐도 눈에 띄는 큰 덫이 백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뒷다리에 걸린 덫의 무게와 고통을 짊어지면서까지 백구는 넝쿨이 무성한 산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며 올라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도망가기도 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활동가들은 신속하게 구조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한편으로는 구조 과정에서 뒷다리에 상처가 더 심해질까 우려되었습니다.
더욱 신중하게 구조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 어느덧 백구가 더 이상 도망갈 힘조차 없다고 판단한 활동가들은 은신처 양 옆에 빠져나갈 곳을 차단한 뒤 주변에 포획틀을 넓게 설치하는 방법으로 백구를 안전하게 구조하였습니다. 그리고 백구의 삶을 옥죄어 왔던 덫을 신속하게 제거하고, 때마침 소식을 듣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와 주신 수의사님의 도움으로 바로 응급처치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백구를 삶의 끝자락으로 내몰았던 불법 덫은 단지 유기동물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포획 도구입니다. 뼈도 쉽게 으깨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악력이 강해 불법으로 설치된 덫에 걸린 야생동물은 대부분 죽음을 맞이합니다. 또한, 덫이 산 길목에 놓여 있을 경우, 사람에게도 매우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실제로 백구를 구조한 장소 인근에 철물점 몇 곳을 대상으로 덫을 판매하고 있는지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중 일부는 여전히 덫을 숨겨놓았다가 몰래 판매하기도 하고, 이게 불법인지 아닌지 모르고 판매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도구는 현행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제작·판매·소지 또는 보관해서는 아니된다.”라고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동물자유연대는 고발장을 작성하여 순창 경찰서에 제출하였고,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불법으로 덫을 설치한 자를 특정하여 처벌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또한, 누군가 동물을 포획하고자 덫을 쉽게 구매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순청시청에 방문하여 덫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과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해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구조된 유기견은 현재 치료를 마치고, 순돌이라는 새 이름으로 동물자유연대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이미 괴사가 80%나 진행된 다리는 절단할 수 밖에 없어 남은 세 다리로 여생을 살아가야 하지만, 순돌이가 그동안의 아픔과 두려움을 잊고, 행복한 기억만 남게 할 수 있도록 활동가들은 그 이상의 버팀목이 되어 주며 정성을 다해 돌보겠습니다. 순돌이의 앞날을 모두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