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성명서] 수족관 돌고래 번식 시도는 돌고래를 죽이는 일이다.

보도자료

[성명서] 수족관 돌고래 번식 시도는 돌고래를 죽이는 일이다.

  • 동물자유연대
  • /
  • 2014.03.10 18:08
  • /
  • 4400
  • /
  • 328

 

[성명서] 수족관 돌고래 번식 시도는 돌고래를 죽이는 일이다.

 

오늘 새벽 4 50,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새끼 돌고래가 태어난 지 3일 만에 결국 폐사하였다. 어미젖 몇 번 배불리 먹어보지도 못하고 짧은 생을 마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폐사는 예견되었던 일로써, 울산 남구청은 무리한 돌고래 번식 시도로 인해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죽은 돌고래를 3마리로 늘렸다.

 

돌고래는 수족관 안에서도 야생의 본능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심지어 죽게 된다. 동물자유연대는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들어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번식 시도를 비판한다.

 

1. 사육장 내에서의 인공 번식은 종보존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

대부분의 돌고래 체험 시설들은 자신들이 돌고래 종 보호를 위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양쯔강 돌고래 등 멸종에 직면한 돌고래들이 아니라 큰돌고래 같이 전시 스트레스에 강하고 사육하기 편리한 돌고래에게만 관심을 둔다. 오히려 전시 돌고래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시민단체들이 주도해왔다. 사육장 내의 번식은 처음부터 야생개체수의 회복의 의도는 전혀 없으며, 사육장 내에서 태어난 돌고래는 수족관 내 뿐 아니라 야생에서 생존할 가능성도 극히 낮기 때문에, 수족관의 '종보존' 주장은 억지 명분에 불과하다.

 

2. 사육장 내에서 번식한 돌고래들은 생존률이 극히 낮으며, 생존한다 하더라도 수족관 내에서의 비참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지난 2012년 한국을 방문한 국제포경위원회(IWC) 과학위원인 나오미 로즈 박사는 수족관 돌고래 어미가 새끼를 낳을 경우 어떻게 교육 시켜야 할지 몰라 많은 돌고래 새끼들이 폐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수족관 안에서 태어난 돌고래들의 생존률이 낮은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되었다. 모든 수족관 돌고래들은 자연적인 행동들을 배우고 표출하는 것이 차단되어있다. 다른 무리생활을 하는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어미돌고래는 무리 안에서 다른 개체들의 출산과 포육 과정을 보며 새끼를 낳아 기르는 방법을 모방으로 습득한다. 그러나 수족관에서는 생태적 습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동의 표출이 불가능하며, 어미 돌고래는 적절히 새끼를 낳아 기르는 방법을 습득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에 새끼 돌고래의 사망률은 높을 수 밖에 없다.

 

3. 사육장 내 돌고래 번식과 태어난 개체에 관한 연구는 과학적, 학술적 연구 가치가 낮다.

돌고래에게 가해지는 제약, 인공적인 환경, 부자연스러운 사회적 관계 등은 전시 돌고래의 행동을 왜곡 시킨다. 또한 인공번식 돌고래에 관한 연구는 전시시설 안에서의 사육과 관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실제로 야생에서 멸종위기 종의 복원이나 해양 생태계 유지에 기여를 하는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울산 남구청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인공 번식을 시도하는 수족관 돌고래 중 단지 5%만이 성공하며 95%는 출산에 실패하거나 폐사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 남구청과 고래연구소는 무리한 번식을 시도해 새끼 돌고래를 폐사 시켰으며 인터뷰를 통해 새끼 돌고래 폐사과정은 번식을 위한 연구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다시 인공번식을 시도하여 돌고래를 죽이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인공 사육시설 안에서의 야생동물 번식은 그 자체로 동물에게 평생 스트레스를 주고 본능적인 삶을 억압하는 잔인한 일이다. 설사 타당한 이유 때문에 번식을 시킨다 하더라도 철저한 계획(controlled breeding) 하에 하는 것이 야생동물 관리의 기본이다. 그러나 어미 돌고래인꽃분이의 임신은 매우 무책임하고 무계획적으로 일어난 일이다. 울산 남구청은 임신 5개월 차인 작년 8월에서야 꽃분이의 임신을 처음 확인하였다. 심지어 아빠가 누군지도 몰라 추정만 할 뿐이었다. 이것은 울산 남구청의 돌고래 관리가 매우 후진적이라는 증거이다. 울산 남구청은 돌고래 출산 몇 주 전에야 수컷 돌고래를 지게차로 옮겨 격리 한다느니, 번식협의회를 구성한다느니 보도자료를 열심히 배포하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것은 정상적인 수족관이었다면 이미 임신 전부터 계획해야 했던 일이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 들어온 돌고래 7마리 중 3마리를 폐사시키고도 여전히 반성을 모르는 울산남구청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콘크리트 수조에서 돌고래를 번식시키는 것은 평생 고통 받는 돌고래 한 마리가 늘어나는 것에 불과하며, 돌고래 종 보전을 위한 아무런 학술적 가치도 없다.

 

책임지지 못할 일은 시도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울산 남구청은 더 이상 수조에서 고통 받는 돌고래를 늘릴 생각을 그만두고 현재 가두고 있는 4마리 돌고래들의 복지에 신경 쓰길 바란다.

 

 

 

2014 3 10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