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성명서] 수족관 돌고래 번식을 꾀하는 '큰돌고래 번식협의회'를 반대한다.

보도자료

[성명서] 수족관 돌고래 번식을 꾀하는 '큰돌고래 번식협의회'를 반대한다.

  • 동물자유연대
  • /
  • 2014.02.21 14:53
  • /
  • 4687
  • /
  • 324

지난 19일, 울산남구청, 남구도시관리공단, 고래생태체험관, 서울동물원, 한화아쿠아플라넷 등은 고래연구소에 모여 ‘큰돌고래 번식협의회’를 개최하였다. 협의회는 이 자리에서 고래생태체험관의 출산을 앞둔 돌고래 ‘장꽃분’에 대한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성공적인 출산을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였다.

언뜻 보기엔 돌고래를 위한 경사스럽고 세심한 배려처럼 보이지만, 동물자유연대는 이러한 협의회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아름답게 포장된 꽃분이의 임신과 출산은 좁은 수조에서 피폐한 삶을 사는 돌고래를 늘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 돌고래가 끊임없이 죽어 나가는 돌고래 수족관

공신력 있는 국제 과학자 그룹인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이미 ‘고래류를 살아있는 상태로 포획하는 것은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인간에게 잡힌 고래는 자연상태에 비해 생존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돌고래는 포획되는 그 순간부터 치사율이 6배가 증가하는데, 그 수치는 한 달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개체는 평생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Small and DeMaster 1995). 평균 30~40년을 살 수 있는 돌고래는 수족관에서 대부분 5~10년 정도를 살다 폐사하는데, 넓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고래를 원래 활동반경의 0.000001%’도 안 되는 수조에 가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이다.

현재 꽃분이가 갇혀 있는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역시 개장한지 5년도 안됐지만 이미 2마리의 돌고래가 죽어나갔고, 당황한 울산남구청은 체험관 화단에 사체를 묻고 은폐 하였다가 지난 2012년 행정감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이렇게 돌고래가 죽어나가면 수족관은 다시 야생에서 돌고래를 잡아와 머리수를 채운다. 결국 돌고래 수족관은 끊임없이 야생에서 돌고래를 잡아와야 유지되는 시설인 것이다. 어쩌다 수족관 안에서 자체 번식을 한다 해도 돌고래의 수명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는 바다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바다로 방류하기도 힘들다. 제주 퍼시픽랜드의 돌고래 자체번식 자료에 따르면, 수족관에서 태어난 개체는 평균 4.5년의 짧은 생을 살다가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제주 퍼시픽랜드의 수족관 자체번식 돌고래의 수명>

번호

개체명

성별

출산일

폐사일

수명()

1

세상

1995-08

1997-03

1.6

2

죠이

1996-11

2002-01

5.2

3

미돌

1998-01

2005-05

7.3

4

장군

2004-06

2011-12

7.5

5

똘이

2008-06

사육중

5.7

6

복순子

2012-06

2012-06

0

평균 수명

4.5

2. 수족관 출산 성공률이 지극히 낮은 이유

울산 남구청은 출산 성공률이 5%에 불과한 수족관 돌고래를 위해 자신들이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며 자화자찬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낮은 출산 성공률이야 말로 수족관은 돌고래가 살만한 장소가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이다. 더군다나 일본에서 온 ‘꽃분이’는 우리나라 바다에 사는 종류도 아니기 때문에 출산에 성공해도 생태적 · 종보존적 의미가 없다. 오히려 고래생태체험관의 입장료 수익을 증대시키는 상업적 대상이 될 뿐이다. 이것은 EU가입국의 절반이 돌고래 전시를 금지하는 등의 세계적인 추세를 거스르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지자체와 수족관 산업계가 홍보하는 ‘꽃분이’ 출산에 관한 아름다운 포장은 수족관 돌고래 번식을 성공시키고 그것을 매뉴얼화 하여 돌고래 산업을 확장하려는 시도에 불과한 것이다.

3. 일본 돌고래 학살 방조하면서 신생아 탄생을 축하하는 이중성

울산 남구청이 운영하는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6마리(2마리 폐사 포함)는 모두 일본 와카야마 현의 타이지 순치장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매년 수천마리의 돌고래들을 만(cove)에 몰아넣고 작살로 찔러 죽이는 바로 그곳에서 돈을 주고 사온 것이다. 작살로 찔러 죽이는 일본 어민들의 행위는 부수입에 불과하다. 건강하고 어린 개체를 어미와 떼어놓고 산채로 해외 수족관에 수출하는 것이 훨씬 더 돈이 되기 때문이다. 고래생태체험관은 운송비를 포함하여 돌고래 한 마리당 약 1억원을 타이지에 지불한 것으로 파악된다. 6억원을 주고 6마리를 제외한 수백마리의 돌고래가 작살에 찔려 죽어가도록 사실상 일본의 학살을 지원해준 것이다. 수족관에서 태어나는 새끼 한 마리는 애지중지하고 수백마리의 돌고래는 잔인하게 죽이도록 방조한 울산 남구청의 위선은 그들이 큰돌고래 보호가 아니라 전시산업으로 인한 이익만을 좇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4. 꽃분이의 출산은 고래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쇼, 번식협의회 해산하라

울산 남구청 등 돌고래전시산업 관계자들이 정말로 돌고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처음부터 고래생태체험관에 돌고래를 가두지도 않았을 것이다. 관련 공무원들과 산업계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이 아니다. 모든 돌고래 전시산업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식협의회’를 개최한 것은 언론 홍보를 위한 전시행정이자 ‘쇼’에 불과하다. 울산 남구청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이름부터 끔찍한 ‘큰돌고래 번식협의회’를 당장 해산하고 수족관에서 고통 받는 돌고래를 늘리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2014년 2월 21일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