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 및 간 종양으로 계속 입원 치료를 받던 춘길이가 2022년 10월 23일 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춘길아 고마웠어!
처음 춘길이 너를 만났을 땐 펀치도 많이 날리고 내가 너의 방에 들어갈 때마다 너는 숨고 경계하기 일쑤였지. 길거리에서 오래 생활한 탓에 경계가 심했고, 털도 푸석푸석하고 발도 꼬질꼬질.. 구내염으로 인한 침 흘림과 사람이 있을 때는 밥은 절대 먹지도 않았지. 그러던 너가 어느 순간부터 밥도 안 먹고 콧물도 나고 기운도 없어 보이기 시작했어. 그 뒤로는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볼 시간이 많이 없었네.. 급격하게 안 좋아진 몸 상태에 많이 걱정했었고 활동가 모두가 너의 건강이 빨리 호전되길 바라고 또 바랬었어. 그 바램이 전해졌는지 너가 병원에서 퇴원을 해도 된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가 얼마나 신났는지 몰라. 그것도 잠시, 오랜만에 본 너의 모습은 많이 야위어 뼈 밖에 안 남아있었지.. 경계만 하던 너가 나에게 다가와 애교도 부릴 줄 아는 고양이가 되었고 그 덕분에 나는 너와 교감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 너의 털, 내 손을 핥아주는 혓바닥의 촉감, 나에게 안겨있던 너의 온기까지 모두 생생한데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이었네.. 우리 춘길이, 지금쯤 고양이별에 도착해서 건강해진 모습으로 뛰어다니고 있겠지? 너의 친구 춘복이도 춘길이가 그리운지 요즘 부쩍 울기도 많이 울고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봐. 거기다 애교가 정말 많아져서 활동가들이 예쁨도 듬뿍 주고 있어. 춘길아, 춘복이는 우리가 잘 챙겨줄거니깐 너무 걱정하지말고, 우리들 걱정도 하지 말고 그곳에서 걱정, 근심 없이 아프지 않고 맘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춘길아. 고마워.
씩씩하게 잘 버틴 춘길아, 고마워.
처음 센터에 입소해 경계심 있어 하던 너에게 큰 신경을 써주지 못한 것 같아 뒤늦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센터에 왔을 때만 해도 기력이 없지 않았던 너였는데 장기간 병원에 다녀온 뒤로 몰라보게 수척해진 널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어.. 센터에 잠깐 며칠 머물다 다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었는데.. 씩씩하게 잘 버티다가 가줘서 고마워. 춘복이는 밥도 잘 먹고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어. 맞은편 네가 있던 방을 보면 문득 보고싶을 거 같아. 아프지 말고 맛있는 거 많이 먹으면서 편안히 있어야해!
춘길아,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지만 사랑해!
춘길아, 오랜 병원 생활로 널 만나고 챙겨줄 수 있던 시간이 너무나 짧아서 그게 참 아쉽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늘 경계심 많던 네가 밤사이에라도 챙겨놓은 밥을 싹 비워주던 게 참 고맙고 대견했어. 그리고 얼마 뒤에는 낮 시간에도 캣워크 위에 올라가 있기도 했지. 하지만 길 생활이 길었던 만큼 시간이 갈수록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진 게 참 마음이 아프다.. 고된 병원 생활과 먹기조차 힘들어 바짝 말라있던 모습이 내 기억의 마지막인 게 참 슬퍼. 이제는 고통 없이 맛있는 것들 마음껏 먹으며 통통하고 튼튼한 춘길이의 모습으로 뛰놀길 바라. 그리고 길에서부터 마지막까지 널 진심으로 사랑하고 챙겨주시던 제보자님의 곁에서 영원토록 편안하게 휴식하길 바라.. 오늘 참 볕이 좋네. 너도 느끼고 있겠지? 고생 많았어, 춘길아.
호흡기 질환 및 간 종양으로 계속 입원 치료를 받던 춘길이의 평안을 바라며, 춘길이를 돌봐온 활동가들이 부고를 전합니다. 춘길이가 고양이 별에서만큼은 아프지 않고 행복하기를 바라주세요🙏
* 구조 후 춘길이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고 춘길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서울 올리브동물병원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춘춘이의친구 2022-11-11 09:49 | 삭제
춘길아 많이 그립다! 이제는 편히 쉬길 바라. 네가 많이 보고싶다.
코코언니 2023-01-17 11:56 | 삭제
춘길이 너무 아프고 힘들었을텐데 치료도 잘 받고 버텨줘서 고마워. 대견하고 멋있는 고양이야 ~! 지금 있는 곳에선 아프지말고 친구들이랑 재밌게 행복하게 지내자 ~!
원은주 2023-03-09 19:38 | 삭제
다음에 태어나면, 그땐 꼭 집사 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보살핌 받는 아이로 태어나길...
아픈 기억은 다 잊고 그때까지 고양이 별에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