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4일, 15살의 나이로 미달이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호흡 이상이 온 미달이는 병원에 응급으로 갔고.. 폐수종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그리곤 끝내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날 오전까지 밥도 잘 먹고 간식까지 찾아다니며 애교를 피웠던 미달이었는데.. 곤히 잠든 모습으로 센터에 돌아오게 된 미달이가 이제 영영 깨어날 수 없다는 게 실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미달아 지금도 실감이 나질 않아.. 병원에서 돌아온 너를 아침에 봤을 때도 이상하게 눈물이 나질 않더라. 네가 너무 평소처럼 곤히 예쁘게 잠들어버려서 금방이라도 깨어날 것 같았어. 너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꿈속에 있는 것 같더라.. 지금 네가 없는 노견정을 며칠 지내다 보니깐 조금씩 니가 이제 돌아오지 못한다는 걸 피부로 느끼는 중이야.. 조금씩 조금씩 무겁게 다가오고 있으니깐 울지 않았다고 탓하기는 없기다..
노견정에서 크고 듬직했던 건이와 네가 아들과 딸처럼 느껴져서 의지가 되었었는데.. 눈이 보이지 않아서 친구들이 무시할 때도 무게로 짓누르면서 응징하는 네 모습이.. 무언가를 앉아서 하고 있으면 혹시나 간식을 줄까 옆에서 조용히 기다리던 모습이.. 싫어하는 걸 해도 입질 한번 하지 않던.. 니가 정말 착한 딸처럼 느껴졌었는데... 다시 돌아간다면 간식을 수북이 쌓은 접시에 네가 질려 할 때까지 맛있는 걸 담아주고 싶어. 늘 무던하고 착했던 너라서 아픈 것도 숨겼던 거니,, 그동안 많이 아프진 않았던 거니.. 아니면 혹시 너의 작은 신호들을 내가 눈치채주지 못했던 걸까? 내 기억 속엔 항상 건강하고 밝았던 미달이만 남아있는데.. 미안하고 미안하고 고맙다..
미달이가 병원에서 다시 센터에 돌아온 날은 평화로운 날이어요. 봄이었고 하늘은 맑았고 천지에 꽃이 펴있었어요. 곤히 잠들어 있는 미달이는 평소처럼 예뻤고 간식을 앞에 놓아두면 코를 킁킁이며 금방이라도 깨어날 것 같았어요. 아침을 먹을 때 문을 건드리면서 독촉하던 미달이의 소리와 사료를 채울 때 옆에 우두커니 앉아서 움직일 때마다 다리에 스치곤 했던 미달이의 자리가 비어있는 것만 이상한 날이었어요. 센터를 내려가는 산책길은 온통 봄꽃이 만발했었는데.. 미달이가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평소엔 보지 못했던 꽃길을 천천히 걸으며 강아지별에 도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미달이를 사랑해주신 대부모님. 활동가들. 지켜봐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착하고 예뻤던 미달이의 마지막을 오정민 활동가가 전합니다.
오미경 2020-04-17 15:51 | 삭제
아가 잘가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렴
미달이에 명복을 빕니다
김민경 2020-04-17 16:23 | 삭제
노견정에서 보았던 미달이의 모습이 생각이 나네요
노견이라고 보이지 않을정도로 앳된 모습에 많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조곤조곤한 걸음이 기억에 남습니다.
날이 따뜻해졌으니 꽃 구경도 많이하고 바람냄새도 잔뜩 맡으며 무지개다리를 건너길 바래봅니다
잘가 미달아
배정인 2020-04-17 16:27 | 삭제
잘가
미달아
최수지 2020-04-17 16:34 | 삭제
미달이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 너머로도 느껴지는 사랑스러움에 항상 미소를 짓고는 했는데, 미달이의 부고 소식에 가슴이 참 아픕니다. 평화로운 모습으로 떠난 그곳에서는 미달이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강보미 2020-05-20 21:09 | 삭제
미안해ᆢ 후원만하고 너를 지켜주지 못했어
박지예 2020-06-18 10:35 | 삭제
미달아 그곳에선 편히 쉬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