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에 간경화로 항암치료와 수술을 마친 후 구조자는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복순이를 발견했습니다. 복순이는 다른 길고양이들에 비해 야생성이 강해 심한 구내염으로 고통받는 걸 보면서도 구조할 방법이 없어서 지켜보기만 하던 고양이였습니다.
복순이는 구내염으로 온몸이 털이 뭉쳐있고 입 주변은 침과 흙으로 엉켜있었습니다. 그리고 복순이는 다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나타난 복순이는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망가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복순이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어디선가 잘못되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1월 길고양이 밥자리에서 복순이가 구조자의 목소리를 듣고 울면서 다가왔습니다. 마치 죽기 전에 찾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조자는 복순이를 따스한 집 안에서 며칠이라도 지내다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길에서 살다 죽으면 찬 길바닥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청소부들의 손에서 쓰레기장에 버려지지 않도록 잘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복순이를 안았습니다.
1분 1초를 주저하면 이 아이의 건강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에 설연휴에도 치료할 수 있는 동물병원을 찾아 다른 도시로 달려갔습니다. 찾아간 병원에서는 병원비가 비싸니 저렴한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구조자는 수의사 선생님에게 그냥 갈 거라면, 먼 곳에서 이 병원까지 왔겠냐고... 제발 복순이를 살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복순이는 전발치 수술을 했습니다.
오랫동안 길고양이를 돌봐왔던 구조자는 전발치 수술을 한 복순이를 잘 돌보지 않는다면 힘들게 한 수술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건강 때문에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오랫동안 너무나 힘들게 살아온 복순이를 다시 힘들고 위험한 길로 되돌려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복순이는 반려묘가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은 아니더라도 사랑과 정성, 진심으로 돌보면서 복순이에게 세상은 길생활이 전부가 아니라고, 이런 세상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아이라서... 잘 키우고 싶습니다. 저도 항암치료를 마치고 수술 후 회복되어 가는 시기인데 건강해진 복순이와 다른 길고양이들과 함께 새로운 일상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