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이는 약 6년 전에 만난 길고양이 나비의 아이로 너무 예뻐서 예쁜이로 이름 붙인 아이였습니다. 중성화수술과 1차 예방접종까지 해주고 포획했던 자리에 방사해 주니, 어미 나비와 함께 건강히 잘 지냈습니다. 그러다 2년 전쯤부터 구내염인지 침을 흘리기 시작했고, 약을 먹였지만 점점 심해졌습니다. 2024년이 되자 예쁜이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쁜이가 어딘가에서 잘못된 것 같아 구조자는 많이 울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예쁜이가 너무나 여윈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전에 잘 쓰던 집으로 들어가 한동안 나오지 않았습니다. 구조자는 예쁜이를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병원에 가니 어디서 기운이 났는지 수의사 선생님 손에 상처를 입혀 진료를 받지 못하고 약만 받아서 돌아왔습니다. 구내염은 나았다 나빠지기를 반복했고 결국 물도 먹지 못하는 지경에 일렀습니다. 전과 달라진 예쁜이의 울음소리는 마치 살려달라는 소리처럼 들렸습니다.
구조자는 다급한 마음에 TV 프로그램에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촬영을 나오기로 했지만, 비 예보로 촬영이 미루어졌습니다. 구조자는 혼자서라도 구조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예쁜이는 잡히지 않았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날, 포획을 위해 열어놓은 케이지에 예쁜이가 들어가 앉아 있었습니다. 바로 병원으로 갔습니다.
체온 33도. 지금 잘못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습니다. 전체적인 검사가 필요하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말씀을 듣고 부담이 되었지만, 예쁜이를 살려야 했습니다. 검사 결과 구내염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간, 신장, 전해질, 이빨.,. 멀쩡한 곳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런 상태로 지금까지 버텨 살아준 예쁜이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새벽, 병원에서 예쁜이의 호흡이 너무 빠르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청천벽력 같았습니다. 예쁜이는 일어나지 못하고 순막이 거의 눈을 덮고 있었습니다. 곧 죽을 것 같은 예쁜이를 내 욕심에 고생만 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차라리 고통 없이 편하게 보내주는 게 어떨지 수의사선생님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수의사선생님은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치료를 계속하면서 수치도 안정을 찾아가고 사료도 스스로 먹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잠시. 빈혈이 급격히 심해져 수혈을 해야 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수혈 적합성검사에서 예쁜이에게 맞는 피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예쁜이에게 맞는 혈액이 다른 병원에 있다고 해 급히 해당 병원으로 가 수혈을 받았습니다. 전원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하고 일주일 만에 퇴원했습니다. 빈혈수치는 정상, 체중도 늘고, 높았던 나트륨 수치도 정상으로 내려왔습니다.
“힘든 치료를 대견하게 잘 견뎌준 예쁜이를 안락사 생각까지 했던 게 너무 미안합니다. 퇴원은 했지만 아직 완전히 건강을 회복한 건 아니에요. 예쁜이가 빨리 건강해져서 새로운 묘생 꽃길만 펼쳐지길 기도합니다.”